'노쇼' 충격에 눈물 펑펑…"이젠 예약하려면 100만원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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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예약금이 수백만원? … "노쇼 방지" vs "배짱 장사"‘노쇼’ 차단을 위해 예약금을 받는 식당이 많아지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원이 많거나 비싼 식당을 고르면 수백만원을 선결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올해 건당 최고 금액 450만원
식사비용의 50~100%도 많아
소비자들 선결제 불만 커지자
캐치테이블 '0원 결제' 서비스
노쇼때 수수료 자동으로 떼가
16일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운영사 와드에 따르면 올해 캐치테이블에서 이뤄진 예약 중 건당 최고 예약금은 450만원에 달했다. 올해 가장 많은 예약금을 낸 이용자의 누적 결제 금액은 3300만원이었다. 전체 예약의 평균 선결제금액은 7만8000원이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인기 있는 레스토랑은 두세 달 전에 예약해야 하는데 5~8명이 회식한다면 예약금이 100만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캐치테이블에 등록된 주요 예약제 식당을 찾아본 결과 서울 청담동의 한 일식 코스 요리 식당은 1인당 27만원을 예약금으로 받고 있었다. 저녁 코스 금액(27만원) 전액이다. 4명분을 예약하기 위한 선결제 금액만 100만원이 넘는다. 4일 전에 취소하면 예약금의 50%만 돌려받고, 3일 전부터는 환불이 안 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곳일수록 예약금이 식사비의 50~100%에 달한다”고 했다.
고객으로선 예약 후 실제 식당에 갈 때까지 이 금액이 고스란히 묶이게 된다. 캐치테이블이 보관 중인 예약금 총액만 수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30대 직장인 이종혁 씨는 “내년 1월 아버지 생신 때 갈 식당을 예약하려다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예약금이 부담돼 포기했다”며 “식당이 모든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을 통해 예약금이 총식사 비용의 1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따르는 식당은 많지 않다.식당들은 예약금을 받지 않으면 노쇼 비중이 확 높아져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노쇼가 생기면 준비한 음식 재료도 다 버려야 한다”며 “이를 방지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음식점 노쇼 비중은 20%에 달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캐치테이블은 이날 ‘예약금 0원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선결제 없이도 예약된다. 실제 노쇼일 경우에만 다음에 취소 수수료가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