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봇 인기에 '수요 폭발'…'한국 1위' 회사의 승부수 [이미경의 옹기중기]

전기차·로봇 산업 커지면 '잭팟'
사업장 면적 9배 늘린 기업, 이유 있었네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 인터뷰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사출기 제조기업

기술력·하이엔드 제품 앞세워
"2030년 글로벌 톱5 올라설 것"

일괄제조시스템 갖춰 경쟁력↑
오스트리아 비엔나서 R&D법인 운영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가 자사 사출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사출성형기(사출기)는 금형과 함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기계다. 제품 모양을 결정짓는 틀인 금형에 플라스틱 원료인 수지를 가공해 주입하는 게 사출기의 역할이다. 수지를 어떤 온도에서 어떤 속도로 주입하는지에 따라 최종 제품의 품질, 강도, 치수가 달라진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우진플라임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사출기 업체다.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사진)는 “현재 글로벌 순위는 10위권이지만 기술력을 높인 하이엔드 제품을 선보여 2030년에는 글로벌 톱5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 고객사 수요를 반영한 하이엔드 제품을 늘리고 있다. 2022년 개발한 특수 이중 사출기가 대표적이다. 한대의 사출기로 두 개의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김 대표는 “자동차 부품 제조 공정의 경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 기계에서 범퍼·휀더 등 다양한 부품을 찍어내려는 수요가 늘고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특허 출원한 저압물리미세발포성형 기술도 주요 하이엔드 제품에 탑재했다. 이 기술은 10MPa(메가파스칼) 이하의 저압에서 불활성 가스를 수지에 녹 금형에 사출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이 기술을 사용하면 수지를 최대 80% 덜 사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우진플라임 홈페이지 캡처
하이엔드 제품을 적극 알리기 위해 지난해 1월 테크니컬 센터도 준공했다. 자사가 만든 프리미엄 사출기를 비롯해 금형 등 각종 부대설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한 전시·연구시설이다. 김 대표는 “사출기의 짝꿍이라 할 수 있는 금형과 함께 전시해 고객사 관계자들이 시사출 최종 제품을 직접 볼 수 있게했다”고 말했다. 한국금형산업협동조합은 이러한 김 대표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달 그를 ‘올해의 금형산업인’으로 선정했다.플라스틱 부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며 플라스틱 사출기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전기차와 로봇 시장에서 ‘부품 경량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철로 만들었던 부품이 플라스틱 재질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드론 역시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경량화 이슈에 초점을 두는 분야”라며 “앞으로 플라스틱 사출기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주요 생산 공정도 내재화했다. 회사는 2014년 인천 청라에서 충북 보은으로 이사하며 사업장 면적을 5만1578㎡에서 48만5867㎡로 약 9배 늘렸다. 김 대표는 “주조, 가공, 조립, 도장 등 사출기 생산을 위한 주요 공정을 내재화하기 위해 사업장 규모를 크게 늘렸다”며 “보은 공장은 사출기 일괄제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단일 공장”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 인력도 활발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2014년 설립한 오스트리아 비엔나 R&D법인 규모를 현재 992㎡에서 내년도 1322㎡로 늘릴 방침이다. 김 대표는 “오스트리아는 전세계적으로 사출기를 최초로 개발한 국가”라며 “현재 주요 글로벌 업체인 엥겔, 바텐필드도 모두 오스트리아 업체”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 기술을 내재화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