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첩과 친구라고?"…英 앤드루 왕자 스캔들에 '발칵'

영국 앤드루 왕자/사진=REUTERS

간첩 활동을 했다고 의심받는 중국인 사업가와 친분이 있던 것으로 드러난 영국 앤드루 왕자가 크리스마스 왕실 가족 모임에 불참한다.

영국 공영 방송인 BBC와 현지 일간지 더타임스 등은 1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며 앤드루 왕자가 전통적인 크리스마스와 같은 왕실 가족 모임뿐 아니라 다른 왕실 가족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앤드루 왕자가 왕실 행사가 방해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행사에서 명예롭게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크리스마스에 윈저의 집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왕실 가족들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샌드링엄에 집결해 성탄을 축하하는 전통을 이어왔다. 이 모습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다.

앤드루 왕자는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이며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이다. 최근 50대 중국인 사업가 A씨는 자신에 대한 입국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앤드루 왕자가 A씨와 가까이 지내며 버킹엄 궁전과 윈저성 등 주요 왕실 시설에 초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A씨는 2021년 테러방지법에 따라 영국 입국이 금지된 인물로 알려졌다. 영국 국내정보국(MI5)은 그를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파악했다. 다만 그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남성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 고위 정치인들의 후원을 받는 영중 경제 교류 모임인 '48그룹 클럽'의 명예 회원으로 알려졌다. A씨가 앤드루 왕자와 어떻게 가까워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앤드루 왕자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무실을 통해 "왕자는 정부의 조언에 따라 해당 인물과의 모든 접촉을 중단했다"며 "공식 채널을 통해서만 만남이 이뤄졌으며 민감한 성격의 내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왕실 소식통은 찰스 국왕이 앤드루 왕자와 중국 스파이 의혹을 받는 A씨의 관계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2019년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연루된 성추문에도 휘말려 모든 왕실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