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집주인도 내일부터 청약 '무주택자'…아파트 경쟁률 뛴다

수도권 85㎡·공시가 5억원 이하는 무주택 간주
빌라가 밀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전경. 사진=한경DB
오는 18일부터 수도권에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5억원 이하 빌라를 한 채 보유한 사람이 청약에서 무주택자로 간주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오는 18일 공포·시행된다.그간 수도권에서는 전용 60㎡ 이하, 공시가격 1억6000만원 이하 아파트·비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청약 때 무주택자로 인정받았다. 지방은 전용 60㎡ 이하,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인 경우로 제한됐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다세대, 다가구, 연립주택, 단독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무주택자 인정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앞으로는 수도권에서는 전용 85㎡ 이하·공시가격 5억원 이하, 지방에서는 전용 85㎡ 이하·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 조건을 충족하면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개정 사항은 18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는 아파트 단지부터 적용된다. 입주자모집공고 시점의 공시가격으로 무주택 여부를 가리기 때문에 입주 시점에 공시가격이 올라도 당첨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무주택자 요건 완화는 국토부가 발표한 '8·8 대책'에서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발표한 내용이다. 빌라를 보유했더라도 아파트 청약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 빌라 수요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공급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는 경쟁률이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빌라 보유자들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2년 29만9000가구에서 지난해 20만가구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1년 23만5882가구에서 지난해 10만2476가구로 반감했다.

올해 인허가 물량도 24만4777가구에 그쳐 목표치인 54만 가구의 45%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1순위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기에 향후 청약 경쟁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