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도 홀린다"…가짜뉴스에 빠지는 이유 있었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도 뉴스를 판단할 때 정보의 정확성보다 '자신의 믿음'을 우선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가짜뉴스에 현혹되는 게 이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제프리 코헨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 10월 국제 학술지 '실험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다수의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춰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를 판가름했다. 교육과 소득 수준과는 무관했다.연구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 투표를 앞둔 2020년 무렵, 180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참가자 표본은 성별, 연령, 인종, 소득, 교육 수준 등을 모두 고려해 구성했다. 참가자의 30%는 학사 학위 이상 보유자였고, 전체 참가자의 38%는 트럼프 재선 지지, 52%는 반대였다.

참가자 중 1445명은 사실 검증을 마친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가 절반씩 혼합한 환경에, 나머지 363명에게는 진짜 뉴스만 볼 수 있는 환경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뉴스 헤드라인 16개를 주고, 이중 어떤 게 진짜 뉴스인지 판단하게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는 기존의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 헤드라인이 진짜 뉴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판단에 정치적 편향은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대체로 정보의 정확성에 근거해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별했지만, 적중 확률은 뉴스의 내용이 자신의 성향과 일치할 때 특히 높았다.연구팀은 이를 '편리한 정확성'이라 칭하며, 정확한 판단 행동과 추론의 결과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흐를 때 더 극대화된다고 봤다. 불편한 결론이 나올 것 같은 상황에서는 정확하게 사실을 가늠하려는 태도가 옅어진다는 것.

이러한 결과는 성별과 연령, 교육 수준과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어떤 정보가 '나의 믿음과 일치하는가'가 '정확한가'보다 사안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라며, 이는 "모든 사람은 나보단 '다른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