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아티스트 호칭은 싫어…좀 과한 것 같다" 소신 발언

/사진=하퍼스 바자
배우 윤여정이 58년 간의 배우 생활을 되돌아봤다.

윤여정은 최근 진행된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와의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라는 수식은 싫지만 ‘장인’이라는 수식은 받아들인다고 밝혔다.그는 “아티스트는 싫다. 내가 죽은 다음에 어떤 사람이 ‘그 여자가 아티스트였네’라고 하면 몰라도, 지금은 좀 과한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장인이고는 싶다. 내가 60년이 되도록 한 길을 걸었다면, 장인 대우는 받을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 2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는 것 같다. 코리안 아메리칸, 그 친구들이 만든 작품이라면 본능적으로 몸이 이끌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진 감독과 여러 번 미팅을 했는데, 저를 통해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더라. 그게 한국의 감독들과는 다른 시각이라 재미있다. 한국에선 주로 할머니 역할로 섭외가 들어온다. 그런데 그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저를 바라보는 시각이 꽤 다르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내가 평소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작품에서는 도전을 잘한다. 자로 잰 듯한 삶을 살다 보니 오히려 작품에선 그런 모험심이 작동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하퍼스 바자
연기 생활 58년 차에도 여전히 애쓸 수 있는 동력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인제 그만 은퇴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그는 "내가 집에서 누워있어도 책을 1시간 이상 못 읽는다. 눈도 아프고. 결국 일상이 제일 중요하더라. 내 주위에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겠나. 그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게 바로 그 일상"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다른 욕심을 내서 뭘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는 그냥 이 병원 밖을 나가서 걸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이라며 "배우라는 직업이 나에게는 일상이다. 그래서 나한테 오는 배역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다. 그게 내가 내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윤여정은 '하퍼스바자' 1월호 커버 모델로 나섰다. 그는 티파니앤코의 화려한 하이 주얼리를 우아하게 소화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일반 모델들도 쉽게 소화하기 힘든 맥시 코트와 구조적인 재킷, 화이트 수트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7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쿨’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