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취업자 100만명 돌파…구직은 친구나 동료 통해 '깜깜이'

통계청 ‘2024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
외국인 10명 중 4명이 '미혼'
통계청 제공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가 올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의 구직활동은 주로 친구나 지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과반이 30대 이하였고, 10명 중 4명꼴로 배우자가 없었다.

통계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상 ‘이민자’는 ‘외국인’과 ‘귀화허가자’를 통칭하는 용어다. 모집단은 지난 5월 15일 기준 만 15세 이상인 이민자 가운데 한국에 91일 이상 계속 거주한 상주인구다. 통계청은 “외국인은 ‘외국인 등록자’를 대상으로, 귀화허가자는 최근 5년 이내 법무부 장관의 귀화 허가를 받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통계에 따르면 올해 이민자 상주인구는 161만2000명으로, 전년(148만1000명) 대비 8.8%(13만1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156만1000명으로 96.8%를 차지했고, 귀화허가자는 3.1%(5만1000명) 수준이었다.

이민자 중 취업자 수는 104만4000명으로, 1년 전(92만3000명)보다 13.1%(12만1000명) 늘어났다. 이민자 취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취업자 수가 101만명으로 집계돼 전년(92만3000명) 대비 9.4%(8만7000명) 증가했다.

취업에 성공한 이민자 수는 늘었지만, 구직은 여전히 개인적 인연을 통해 ‘깜깜이’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중 외국인 실업자에게 구직경로(복수 응답)를 물어본 결과 친척·친구·동료(50.8%)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고, 이어 대중매체(36.4%), 민간 취업 알선 기관(25.7%) 순이었다. 귀화허가자 중 실업자의 구직경로도 친척·친구·동료(41.2%)가 대중매체(41.2%)와 함께 가장 많았다.국내 상주 외국인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90만1000명(57.8%)으로 여성 (65만9000명·42.2%)보다 많았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49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3만4000명)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92만명)에 거주하는 외국인 비중이 58.9%에 달했다.

장기적으로 내국인에 이어 외국인의 결혼 문제도 국내 사회 이슈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15~29세가 46만3000명, 30대가 4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가 외국인의 과반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전체 외국인 중 배우자가 없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2.3%(66만1000명)에 달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