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상어 뜬다…차세대 드론 최전선은 하늘 아닌 깊은 바닷속

미중 패권다툼·러 파괴공작 우려에 '값싼 심해작전' 절실
잠수함 대신할 혁신…미·유럽·한국·우크라 등 앞다퉈 개발
세계 안보지형 급변에 따라 심해를 누빌 드론(무인정)을 개발하는 경쟁이 뜨거워진 것으로 전해진다.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한국 등은 국방력 제고를 위해 새 무인 잠수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보잉은 범고래급 수중드론 5대를 내년 말까지 미국 해군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잠수정은 길이가 26m 정도이고 사람의 개입 없이 1만2천㎞ 이상을 항해할 수 있다.리사 프랜체티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우리 전투력을 배가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무인 체계에 있다"며 올해 초 의미를 설명했다.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제작한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의 무인 잠수정 '쥐가오리'(Manta Ray)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호주도 수중 전쟁의 역량을 키울 목적으로 스타트업 앤두릴과 함께 무인 잠수정 '유령상어'(Ghost Shark)를 개발하고 있다.영국에서는 BAE 시스템스가 미국의 쥐가오리와 비슷한 형태를 지닌 무인 잠수정 '헤른'을 시험하고 있다.

WSJ은 프랑스, 한국, 독일, 우크라이나도 새로운 무인 잠수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인 잠수정은 수십년 동안 학계나 에너지 업체가 심해를 조사하려는 데 사용됐다.
그러다 최근 세계 각지에 지정학적 불안이 격화하면서 방위 수요가 크게 늘었다.

미국은 중국과의 글로벌 주도권 다툼 때문에 바빠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해군 함대와 대규모 수중 드론을 보유하며 해양세력을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와 관계가 적대적으로 바뀌면서 심해 파괴공작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역내 해저 광케이블이 절단된 사태를 계기로 정보와 에너지 수송로가 러시아 등에 공격을 받을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한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러나듯 드론은 비용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정찰·살상 무기로서 전쟁의 양상을 크게 바꾼 바 있다.

WSJ은 각국 방산업체나 해군이 하늘에서 현대전을 혁명적으로 바꾼 드론이 바다에서도 같은 효율성을 낼 것으로 장담한다고 전했다.

유령상어, 쥐가오리 같은 드론은 깊게는 수㎞씩 잠수해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이 며칠 동안 계속 작동할 수 있다.

이런 역량은 정보 수집, 심해시설 보호, 태평양의 잠재적 위협 대응에 이상적으로 들어맞는다는 게 방위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선임 연구원 신시아 쿡은 "적절한 시점"이라며 "잠수함이 환상적이겠지만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심해는 하늘보다 교신을 유지하기 어렵고 수표보다 수중의 작전 여건이 까다롭다.그 때문에 수중드론 각축전의 성패는 목적에 맞는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완성할지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