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리 총괄감독, "나전칠기·한지 인상적…세계에 한국 공예 소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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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알베르토 카발리 감독“한국 공예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올해 ‘호모파베르 비엔날레’ 최우수 작가 역시 한국인이었죠.”
베네치아 공예 비엔날레 총괄
"미적 완성도 높은 공예품 많아
최우수작가도 한국인이 차지"
아름다움과 쓸모 사이를 채우는 공예는 세상을 짓는 예술 행위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예술이자 가구, 패션, 디자인, 건축까지 끊임없이 신작이 탄생하는 첨단예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국 미술이 두각을 나타내는 장르로도 주목받는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지난 13일 만난 알베르토 카발리 호모파베르 총괄감독(49·사진)은 “한국에는 일상에서 쓸 수 있으면서 미적 완성도가 높은 공예품이 많다”고 평가했다.카발리 총괄감독은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열린 공예트렌드페어에 이탈리아관 부스를 꾸려 한국을 찾았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한국 전통공예에서 현대공예로 이어지는 흐름을 짚고 산업적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는 자리다. 카발리 총괄감독은 “나전칠기, 한지를 현대적인 기술로 응용한 작품과 일상에서 쓰임새가 높은 공예품들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카발리 총괄감독은 유럽 공예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큐레이터다. 장인정신 보전과 공예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미켈란젤로재단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여는 호모파베르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국제적인 공예가 네트워크를 주도했다.
올해 호모파베르는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열린 9월 산조르조마조레섬에서 개최됐다. 3회째인 이번 행사엔 70여 개국 400여 명의 작가가 약 800점의 작품을 출품했는데, 이 중 민들레 홀씨 모양 금속을 이어 붙인 항아리를 선보인 고혜정 작가가 최우수 작가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카발리 총괄감독은 “5만 명 넘는 관람객이 찾은 올해 비엔날레에서 한국 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카발리 총괄감독이 한국을 찾은 것도 한국 작가들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카발리 총괄감독은 “전 세계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장벽을 세우는 추세지만 그럴수록 예술은 소통해야 하고, 일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공예 작가들은 서로 교류해야 한다”며 “공예가들의 작업을 아카이빙하는 호모파베르 온라인 가이드 프로그램에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고 작품이 유통되는 장(場)을 넓히고 싶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