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들, 트럼프에 취임 기부금 선물 행렬

트럼프가 비난했던 페이스북·오픈AI 등도 백만달러씩 기부
대통령 취임 축하기금 형태로 파티·만찬 등 행사 비용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최고 백만달러에 달하는 취임 축하 기부금을 내고 있다. 수천억달러의 매출을 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아마존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아직 이익도 한 푼 못내는 오픈AI와 2022년에 설립된 퍼플렉시티같은 AI스타트업까지 트럼프 취임 축하 기부를 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내는 선물이라는 풀이도 있지만, 보험료로 보인다는 해석도 많다.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트럼프는 1기 취임 때인 2017년에도 트럼프는 기업들로부터 1억 800만 달러를 취임 기금으로 기부받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에 또 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기부금 받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직 매출에서 이익조차 내지도 못하는 오픈AI와 2022년 설립된 퍼플렉시티 같은 AI 스타트업까지 포함돼있다. 또 한때 '미국의 적'이라고 트럼프가 비난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한 번도 대통령 취임축하 기부를 해본 적이 없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대통령 취임 축하 기부금 1백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에 가장 많은 자금을 기부한 기업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다. 이들 기업들은 주로 취임식 주말에 열리는 파티와 만찬 및 기타 행사에 대한 재정적 기부 형태로 취임하는 대통령에게 선물을 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큰 기부자이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 기금에 2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번 트럼프의 취임식을 위해서는 100만달러를 기부한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에는 50만달러를 기부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때도 5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는 회사 기부와 별도로 개인적으로 2021년 바이든 기금에 50만달러 기부를 추가했다. 스타트업이지만 이미 대기업 반열에 오른 오픈AI도 이번에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구글은 2017년 트럼프에게 285,000달러, 2021년 바이든에게 337,500달러를 기부했다.

아마존은 2017년 트럼프에게 58,000달러를 기부했으나 2021년 바이든에게는 327,000달러 를 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의 취임식때는 100만달러로 기부를 늘리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도 100만달러 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갖고 있는 트럼프가 페이스북을 여러 차례 비난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선거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메타는 이전까지 대통령 취임 기금에 기부한 적이 없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중 중국의 소셜 플랫폼 틱톡을 미국내에서 금지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페이스북을 ‘미국의 적’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2022년에 설립된 AI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도 처음으로 트럼프의 취임 기금에 기부를 한다. 오픈AI와 아마존, 메타 처럼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인텔은 2017년 트럼프 취임 당시 5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도 각각 트럼프에게 25만달러씩 기부했다.

트럼프는 2017년에 기업들로부터 1억 800만 달러를 취임 기금으로 기부 받아 역대 가장 큰 기록을 세웠다. 바이든은 2021년에 6,400만달러를 기부받았다.

주목할 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첫 취임 당시 기업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5,300만달러가 자발적 기부금으로 등록이 됐다. 2013년에는 취임 기부를 받아서 총 4,300만달러를 모았다.

바이든 행정부 기간 동안 미국의 빅테크는 대체로 성공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반독점 소송도 많았다. 기업 친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산업외에도 기술 산업에도 좀 더 친화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위원회가 모금한 돈은 취임식과 개막식, 퍼레이드, 갈라쇼, 무도회 등 관련 활동 자금으로 사용된다. 취임기금은 기부액수가 클수록 그에 따른 반대급부도 커진다. 백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부통령 만찬, 실제 취임식, 8개의 별도 행사 티켓과 호텔 숙박권을 받는다. 기업과 노동단체는 기부할 수 있지만 외국인은 기부할 수 없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