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지른 불에 전신화상 20대 아들…나흘만에 5억 성금 모였다

사진 = 연합뉴스
아버지가 지른 불에 전신 화상을 입은 손모(21) 씨의 지인들이 치료비 모금에 나서 나흘만에 5억 성금을 모았다.

지난 15일 SNS에는 "손 씨의 아버지가 다 같이 죽자고 집에 불을 질러 형과 손 씨가 전신 2, 3도 화상을 입었고 아버지는 결국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11시 33분께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60대 아버지가 숨지고 20대 아들 두 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버지가 기름을 뿌리고 부탄가스를 터뜨리려고 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며 방화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씨 지인이 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손 씨의 형(24)은 다행히 수술 후 안정을 찾았지만 손 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기증된 피부 조직을 이식받았다. 당시 담당 의사 소견으로 현재 그가 회복할 확률은 5% 남짓이었다.당시 손 씨는 건강보험 급여 처리가 되는 조직들을 사용해 재생 치료를 받았지만, 이 방법만으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병원에서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자가 배양 피부 이식'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이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손 씨 어머니의 경제력으로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포함한 치료비는 3억2000만 원에 달했다.

지난 13일 손 씨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해군 전우 약 10명이 모금 활동에 나섰으며, 베스티안 화상후원재단이 개설한 해피빈 후원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이에 베스티안재단 측은 "지난주 금요일(13일) 저녁부터 모금이 시작돼 17일까지 모금이 진행됐다"며 "모금 목표액(1차 수술 및 재수술비 포함)인 5억원을 가족과 군대 동기분이 제시해줬는데 이 금액을 달성해 긴급 모금을 종료했다"고 밝혔다.이어 "치료 상황을 살피면서 필요에 따라 향후에 있을 2차 모금은 가족들이 새로운 기부 단체를 선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릴 적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주 실력을 뽐낼 정도로 색소폰 신동으로 알려졌던 손씨는 한양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해군 전역 후 복학을 준비하다가 사고를 당한 그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