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고시원 같은 독방 불편…외풍에 이불 덮어쓰고 자"

수감 하루 만에 변호인 통해 옥중서신
의원·당원 등에 "조국의 부재 메워달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월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독재 조기종식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감 하루 만에 당 소속 국회의원, 당원, 지지자들에게 옥중 서신을 보냈다.

조 전 대표 측은 지난 17일 그의 페이스북에 "변호인 접견 시 구술한 것을 정리했다"면서 장문의 옥중 서신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어제 아침 추운 날씨에도 배웅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열렬한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 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신 분 모두의 얼굴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들어왔다"고 했다.조 전 대표는 "바깥에 비해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다. 그러나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려 한다"며 "담요 위 잠자리라 어깨와 등이 배기고, 외풍이 들어와 이불을 머리 위로 덮어쓰고 자야 했지만, 어제 첫날밤 많이 잤다. 이곳에서는 21시 취침하고 06시 기상이란다"고 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뉴스1
조 전 대표는 이어 탄핵 정국을 언급하면서 "내란 수괴를 비롯한 쿠데타 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헌재 결정과 수사에 맞설 것이다. 내란 공범 정당은 가만히 정권을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다들 저 대신 더 열심히 해달라. '조국의 부재'를 메워달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글 말미 추신으로는 "고시원 1인실 같은 독방에 있지만, 제자리 뛰기와 스쿼트 등으로 몸을 푼다. 다들 운동하라"고 했다.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대표는 지난 12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받았다. 2019년 12월 기소된 뒤 5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10개월 만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그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2026년 12월 15일이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왼쪽)와 조 전 대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조 전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전날 조 전 대표를 면회한 뒤 장문의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 정 전 교수는 "당일 가족에게만 허용되는 면회를 위해 오후까지 기다려 푸른색 죄수복에 파랗게 언 그를 만났다. 아, 여기에서까지 저 파아란 혁신의 색깔"이라고 했다.

정 전 교수는 "유난히 추위를 타는 이를 지난 토요일 늦게 강제로 붙잡아 독감 폐렴 예방주사를 중복으로 맞게 했더니 어제 몸이 후들댄다 했는데, 오늘 독방의 한기에 얼굴이 얼었네"라며 "우리의 이별을 달래는 저 하늘의 눈처럼 머잖아 천지에 거칠 것 없이 흩날릴 것이다. 우리 다시 만날 그날까지"라고 덧붙였다.한편, 정 전 교수, 딸 조민씨 등 조 전 대표의 가족은 지지자들에게 면회 기회를 가족에게 양보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가족은 "면회 회수가 제한돼 있다. 신청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염려와 간절한 마음을 모르지 않지만,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 부탁드린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