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강남까지 한 방에 간다…"우리가 진정한 승자" 환호 [집코노미-집집폭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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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콘텐츠-집코노미 집집폭폭]
인천공항-9호선 직결, 25년째 표류
내년 초 경제타당성 조사 결과가 관건
공항서 환승 없이 강남까지 '원스톱'
청라, 7호선 연장과 더불어 겹호재
검단·검암역세권·영종 등도 기대감
“인천공항에 내려서 서울 강남까지 가기가 너무 불편합니다”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을 직결해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안은 1999년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경제성 논란, 비용 부담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사이 이견 등 때문에 25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경제적 타당성 조사 관문을 통과하고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인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이다. 공항과 서울을 잇는 공항철도가 있지만, 서울역까지만 운행한다. 물론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남까지 바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대에 걸리면 몇시간을 꼼짝없이 길 위에서 보내야 한다. 가격도 비싸다.
겸용 전동차 새로 들여와야
공항철도와 9호선 직결은 인천공항부터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까지 별도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즉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번거롭게 갈아탈 필요가 없게끔 하는 게 핵심이다. 공항 이용객 입장에선 여의도와 고속터미널, 강남(신논현역), 코엑스(봉은사역) 등 강남권 핵심 지역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셈이다. 강남이나 송파 주민들 입장에선 9호선 종점이 현재 개화역에서 인천공항역으로 연장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9호선과 공항철도 인프라는 이미 완성돼 있다. 따라서 두 노선을 직결하는데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9호선은 애초에 공항철도 직결을 염두에 두고 건설됐다. 두 노선을 연결하는 궤도도 이미 마련돼 있다. 다만 전기공급 방식이 다르다. 9호선은 직류를, 공항철도는 교류를 사용한다. 교직류 겸용 전동차를 새로 들여와야 호환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2015년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작성한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서울도시철도 9호선 간 직결운행을 위한 이행계획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직결 열차 8편성 투입 기준, 총사업비는 2016억원으로 추산됐다. 공사비 829억원, 초기 차량구입비 912억원에 부대비, 예비비 등을 더한 값이다. 만약 직결 열차를 10편성으로 늘리면 비용이 2285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물가상승을 감안할 때 최종 비용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수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첫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비용 자체도 문제지만, 이를 누가 댈지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그동안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비용부담 문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직결 운영비는 서울시가 전액 부담하되, 시설비 절반은 인천시가 내기로 했다.
검단·청라·영종 등 기대감
만약 사업이 순조롭게 풀린다고 해도, 전동차를 발주하고 제작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업계에선 2027년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직결 열차 배차 간격은 현재로선 30분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까지 가는 철길이 강남권까지 깔릴 경우 효용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남권 주민들의 공항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진다. 고속터미널을 이용하는 지방 주민들의 공항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진정한 승자’는 인천 주민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공항은 1년에 한두 번씩 이용하지만, 출근은 매일 해야 한다. 공항철도와 9호선 직결 선을 타고 인천 주민들의 출근길이 한결 편리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수혜지가 인천 운서역 일대 영종신도시다. 항공산업이나 관광 등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데, 서울 핵심지역 접근성마저 좋아지게 되면 입지 경쟁력이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다만 영종은 아직 주거지역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검단신도시와 청라신도시, 검암역세권 등 인천 서부 지구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교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곳들이다. 검암역은 공항철도와 인천2호선의 환승역이다. 인근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 중이다. 공항철도 정차역이 있는 청라신도시도 관심이다. 현재 7호선 청라 연장선 공사도 진행 중이다. 강남권 접근성 효과를 두배로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검단신도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인천2호선을 통해 검암역으로 이동해 공항철도를 타는 루트가 있다. 하지만 인천2호선은 검단신도시 외곽에 있어 이용하기 불편하다. 하지만 내년 6월께 인천1호선 검단 연장선이 문을 열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노선이다. 이렇게 되면 공항철도 정차역인 계양역 접근성이 한층 좋아진다. 공항철도-9호선 직결선이 ‘지옥철’ 수준으로 혼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 제기된다.
철길을 따라 열차뿐 아니라 집값도 달립니다. ‘집집폭폭’은 교통 호재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역세권 투자 길잡이 코너입니다. 빅데이터와 발품 취재를 결합해 깊이 있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집집폭폭 열차는 매주 금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