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도 비싸다 할 판"…'3000원 화장품' 줄줄이 나온다

'가성비 소용량' 화장품 잇따라 선보이는 편의점들
"5000원 이하" 다이소 뷰티 성장세에 너도나도 '도전장'
무신사 카리나, 컬리 제니 모델로 내세워 뷰티 서비스 강화
GS25는 가격을 3000원으로 책정한 가성비 화장품들을 출시했다. / 사진=GS리테일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5000원 이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을 내놔 호응을 얻는 가운데 편의점들도 초저가 화장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소용량 화장품 라인업을 일부 다이소 제품보다 저렴한 3000원에 내놓으면서다.

18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11일 ‘싸이닉 수분 톤업 선크림’ ‘싸이닉 히알 스피큘 150샷’ ‘이츠비 레이샷100’을, 오는 25일에는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겔크림’ ‘이즈앤트리 히아루론산 워터리 선크림’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클렌징폼’을 출시한다.이들 화장품 6종은 1회 사용량(2㎖) 기준으로 개별 포장해 6개입 한 세트에 3000원이다. 가성비 화장품 수요를 감안해 저렴한 가격과 소용량으로 실용성을 높인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방침. 류주희 GS25 라이프리빙팀 상품기획자(MD)는 “가성비 뷰티 라인업을 갖춰 생활 속 가장 실용적이고 가까운 뷰티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CU도 앞서 9월 소용량 가성비 화장품을 선보였다.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3종 모두 가격은 3000원으로 책정했다. 조배연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MD는 “경쟁력 있는 중소업체와 협업해 가성비 뷰티 상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가격대가 5000원 이하인 다이소 화장품 매대. /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편의점들이 가성비 화장품 출시에 힘을 주는 건 다이소의 뷰티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다이소는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한 2021년 이후 뷰티 매출 신장률이 △2022년 50% △2023년 85% △2024년 상반기 223%에 달할 만큼 쑥쑥 크고 있다. 모든 화장품 제품이 5000원 이하여서 고물가 시대 ‘짠물 소비’ 수요가 몰린 데다 올해 들어 ‘리들샷’ 제품이 품절 대란을 빚는 등 뷰티 부문 입지를 굳혔다.

다이소는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던 중소 협력사를 발굴해 합리적 가격에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썼다. 다이소가 무시할 수 없는 뷰티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애경산업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차례로 입점했다.
무신사 뷰티와 컬리 뷰티 모델로 기용된 카리나(왼쪽)와 제니. / 사진=무신사·컬리 제공
뷰티 시장은 H&B(헬스&뷰티) 절대 강자 올리브영이 독주하고 있지만 도전장을 낸 유통업체들 면면이 만만찮다. 다이소와 편의점들이 가성비 화장품에 집중하는 반면 무신사와 컬리는 뷰티 서비스를 론칭(출시)하고 각각 인기 아이돌 에스파 카리나와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내세워 힘을 줬다. 실제 거래액도 증가세가 뚜렷하다.업계 관계자는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이 화장품 괜찮다’고 입소문 타는 게 크다. 유튜브·틱톡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특정 제품을 이용한 화장법이 화제가 돼 ‘대박’ 나기도 한다”며 “톱 여배우를 화장품 모델로 기용해 광고하는 기존 마케팅 문법이 바뀌면서 유통업체들이 뷰티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