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설명회서도 '탄핵' 수습…이창용 "국민들 일상으로 돌아가 달라" [강진규의 BOK워치]

사진=연합뉴스
"원래는 물가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오후 한은 별관에서 연 2024년 하반기 물가설명회를 시작하면서 이런 말부터 꺼냈다. 한은은 상반기와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목표가 유효한지, 물가 흐름은 어떤지를 점검하는 자리다.하지만 이날 이 총재는 "원래 물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자리지만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시는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다"며 탄핵 정국에 대한 이야기로 설명회를 시작했다.

이 총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최근 들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주말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향후 정치 스케줄이 다소 명확해졌다고 본 것이다.

이 총재는 또 "경제정책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되어 집행되고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유지된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기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막연한 두려움에 움츠러들기보다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 "한은도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경제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2%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안정 목표제는 "다음 점검 때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라는 목표가 있는 것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선 "1%대로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는 목표수준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물가의 전망경로 상에 탄핵 진행과정 외에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