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만 잘 잡으면 돼"…덩샤오핑표 개혁개방 정책 [홍기훈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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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의 '황묘흑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 주석이 사망 후 2년이 지난 1978년, 중국은 혁명과 공산주의라는 사상학습에 경제가 피폐해졌고 일본·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와 같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신흥국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뒤처지게 됐다. 잠깐이지만 북한의 국민들이 중국인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기도 했다. 마오쩌둥 이후 정권을 잡은 덩샤오핑은 중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공산 정책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자유 시장 원칙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혁하고 서방과의 무역 및 투자를 개방해 경제 성장을 크게 촉진, 생활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서다.중국의 경제 개혁 주도자인 제5대 중국공산당 주석 덩샤오핑은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쓰촨성의 격언인 황묘흑묘(黃猫黑猫)론을 활용해 이렇게 말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고양이가 쥐를 잡는다면 색깔이 무슨 상관인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말은 중국에서 개혁·개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이러한 믿음에 따라 경제문제를 다루는데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1985년 덩샤오핑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돼라, 그리고 낙오된 자들을 도우면 된다'는 선부론을 주장하면서 현재의 중국 경제를 형성하는 바탕을 만들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농민들에게 가격 자율화 소유권 인센티브를 도입해 자유 시장에서 일부 작물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중국 경제에 대한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수출을 촉진하며 기술기반 산업들을 중국으로 수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안가에 4개의 특별 경제 구역을 만들었다.또 추가 개혁을 통해 다방면으로 경제 정책을 분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나 중국 정부는 무역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 달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전 중국에서는 여러 기업에 대한 경제적 통제를 중앙 또는 지방 정부가 가지고 있었는데, 경제개혁을 통해 계획에 따른 지시와 지침이 아닌 자유 시장 원칙에 따라 기업들을 운영하고 경쟁할 수 있게 허가해줬다.

시민들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도록 권장했다. 추가적인 해안 지역과 도시들이 개방 도시와 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자유 시장 개혁을 실험하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세금 및 무역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제품에 대한 국가 가격 통제도 점진적으로 완화됐다.

이처럼 경제 자유화는 중국 경제개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무역 자유화 또한 중국의 경제 성공의 주요 열쇠였다. 중국 정부는 무역 장벽을 제거해 국가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도했다. 다방면에 걸친 경제 개혁 정책을 통해 중국은 어떤 정책이 유리한지 시험해봤다. 성공적인 정책은 경제 외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봤다. 덩샤오핑은 이 과정에 대해 "돌을 밟아 강을 건넌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경닷컴 The Moneyist>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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