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온다"…26년차 PB가 밝힌 '확신의 투자처' 뭐길래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투자고수를 찾아서
26년차 베테랑 PB
고액 자산가 전담 황선아 센터장

계엄 사태에 휘청인 증시
韓·美 장기채 힘 빛날 때
"금리 0.3%씩 튀면 기회"

'공포 투매' 벌어진 국내 증시
"10% 배분하고 포기 말라"
절세 혜택 계좌들 숙지 필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는 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수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주식만 골몰해서는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장기 채권을 적절히 섞어 ‘양손잡이 전략’을 펼칠 때입니다.”황선아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센터장은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채권금리가 많이 꺾인 것처럼 보이지만, 곧 최소 한 번의 투자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1999년 삼성투신증권(현 삼성증권)에서 프라이빗뱅커(PB)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26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지난 6월부터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패밀리오피스 기준 30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전담 관리하는 KB금융그룹의 PB 복합점포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 취임 전후, 채권 투자 기회 주시"

황선아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센터장. /사진=이시은 기자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2360.58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해 황 센터장은 “지난 7일 탄핵소추안 부결은 앞으로의 전망이 복잡해진다는 점에서 하방 압력을 키웠다”면서도 “현재 지수 수준은 MMD(전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 기준 20% 하락된 수치로, 매도 실익은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부쩍 커진 증시에서 주식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상태는 경계하라고 했다. 황 센터장은 “가장 일반적인 비중은 주식 30%, 채권 30~40%, 대체자산 20~30%를 배분하고 현금을 10% 남겨두는 것”이라며 “혹자는 주식 비중이 작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포트폴리오로 미리 준비한 고객들은 계엄 사태 이후에도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고 했다.무작정 채권 비중을 늘리란 의미는 아니다. 황 센터장은 “채권 투자는 금리에 따른 이자뿐만 아니라 자본 차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투자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하는 미국과 한국의 장기채들 채권금리는 지난 11일 10년 만기물 기준 연 4.24%, 2.68%에 거래됐다. 황 센터장은 “금리가 큰 틀에서 인하 추세에 있지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후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면 각각 4.5%, 3% 가까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그 순간이 장기채들 매수 기회”라고 했다. 이와 함께 만기가 내년으로 짧고 표면금리가 1%대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매수해 추가 자본차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방식은 증권사가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알채권(채권 직접 투자)’이나 ETF를 추천했다.

주식 중엔 미 성장주들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 장세 속,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중심이 전환하는 흐름을 놓치지 말라고 했다. 황 센터장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AI SW 기업 팔란티어를 필두로, 서비스나우와 앱러빈 등 성장 기대가 높은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고점 논란이 부담이라면 이 같은 종목을 두루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고 했다. ‘ACE 마이크로소프트 밸류체인 액티브’ ‘SOL 미국 AI소프트웨어’ 등 국내 자산운용사들 ETF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증시에선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되는 코스닥시장을 타깃해 ‘KODEX 코스닥150’ 등의 ETF로 대응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양도소득세 없는 韓 증시, 최소 10%는 배분

황선아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센터장. /사진=이시은 기자
황 센터장은 비중은 줄이되, 국내 증시 투자를 포기하지는 말라고 했다. 그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고객들에게 미국 주식을 10%라도 배분해야 한다고 설득해야 했지만, 이제는 주식 자산 100%를 미국에다 투자해달라는 경우도 흔해졌다”며 “슬픈 상황이지만 내년에도 한국 대비 미국의 성장률은 견조할 전망이라, 내년엔 주식 자산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국내 증시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장점이 확실하고, 저평가 기조가 뚜렷하기 때문에 최소 10% 비중까진 배분할 만하다”고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적극 활용해 절세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ISA는 의무가입 기간이 5년이지만 순수익 기준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다. 초과 금액은 9.9%로 분리과세도 해준다. IRP도 납입액의 최대 16.5%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황 센터장은 “국가가 개인의 자산 형성을 위해 제도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들인데도 써본 적조차 없는 투자자가 많아 안타깝다”며 “특히 해외 주식은 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 비중이 늘어날수록 절세가 중요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