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절 선물로 좋아요"…K간식 열광에 주가 껑충 뛴 회사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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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2년 만의 가격 인상에 中 명절효과까지…'청신호'한때 K푸드 대장주였던 오리온의 주가가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 오리온이 2년 만에 국내 판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중국·베트남 등의 명절 특수가 더해지면서 실적이 본격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오리온, 연저점 대비 25% 반등
제품가 인상·해외 명절 특수에
올해 4분기부터 실적 성장 기대
18일 오리온은 전날보다 2.4% 오른 10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5일 기록한 신저가 8만1800원과 비교하면 24.9%나 반등한 상태다. 특히 오리온은 '비상계엄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4일 정치 리스크가 극에 달했던 상황에서도 0.1% 하락에 그쳐 '무풍지대'에 있었고, 이후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최근 주가 상승은 주로 기관투자자가 이끌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오리온 주식 34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오리온 주가가 본격 반등하기 시작한 8월엔 450억원어치를 담았으며 △9월 292억원 △10월 241억원 △11월 421억원 등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그동안 국내외 내수 침체로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외형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에 오리온 주가는 지난해 5월 14만81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하지만 당장 올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주가가 반등하자 개인투자자들도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오리온에 투자한 3019명의 평균 매수가는 9만9583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2.63%를 기록했다.우선 오리온이 이달부터 출고되는 일부 판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오리온은 지난 1일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가격 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의 제품 가격이 평균 10.6% 오르게 됐다.
또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명절 효과가 반영돼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러시아의 경우 최근 공장 가동률이 올라간 상황으로, 내년엔 라인을 증설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4%, 13% 증가한 8481억원, 1590억원으로 추정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은 할인점 영업의 간접화 전환 이후 간식점·편의점 중심으로 출고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판매 호조와 수출 증가로 추가 라인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내년에도 오리온의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오리온의 내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1.3%와 4.6% 늘어난 3조1456억원, 576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부합할 것으로 추정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중국 내수가 회복되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된다"며 "중국 내수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당분간 주가 상승의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다른 음식료 업체 대비 경기 악화 영향에도 전 지역이 상대적으로 순항하고 있다"며 "올 4분기의 경우 기존 흐름과 비교했을 때 추가 성장까지 기대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채널 조정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요인을 제외할 때 오히려 개선되는 수익성은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의미한다"며 "시장 기대치 이상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고려하면 최근까지 이어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조정분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