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뛰던 펄프값 하락…제지업계 수익성 개선 기대

t당 680弗…최고가 대비 24%↓
브라질 신공장 가동에 공급 확대
해상 물류비 압박 등 실적 '변수'
인쇄용지, 화장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펄프값이 안정세를 찾고 있어 제지업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t당 68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올 6~7월(895달러) 대비 24% 낮다. 평균 600달러 선을 유지한 지난해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펄프값은 해상 물류비 상승과 핀란드 등 주요 생산국 노조의 파업이 맞물리면서 올 7월까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남미와 중국 등에서 신규 생산 물량이 풀리며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브라질 제지업체 수자노가 지난 7월 신규 공장을 가동해 255만t 규모의 펄프를 공급하는 등 주요 업체가 공급을 크게 늘렸다. 올 하반기에만 세계 공급량의 10%에 해당하는 400만t의 펄프가 시장에 풀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펄프는 제지업에서 원가의 약 60%를 차지한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펄프를 수입하는 한솔제지와 태림포장, 깨끗한나라 등의 국내 기업이 부담을 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주요 제지업체는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올 3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솔제지는 3분기 508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영업손실 17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제지도 같은 기간 1968억원의 매출을 냈음에도 영업이익은 25억원에서 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글로벌 상황과 맞물려 해상 물류비가 오르면 가격이 뛸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