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중에 유화적, 미국엔 냉담"…美 비판, 민주당은 뭐라고 할 건가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이 17일(현지시간) 현지 세미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한국 진보 진영의 편향된 안보관을 우려했다. 헤리티지 소속 70여 명의 연구원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고 이 재단이 지난해 트럼프 2기 정책 자료집인 ‘프로젝트 2025’까지 발간한 점에서 이런 평가를 가볍게 넘기긴 어렵다.

그는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한국 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안보 정책이 크게 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민주당이 이전 정부보다 북한과 중국에 훨씬 유화적이고 일본에는 더 민족주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어 “한국 진보 진영은 동맹에 좀 더 냉담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종종 북한보다 미국을 더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건 트럼프 행정부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 등 야 6당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당시 “가치외교라는 미명하에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점을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적시해 미국 언론 등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탄핵안에 한·미·일 파트너십이 포함된 건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이런 비판을 접한 야권은 지난 13일 제출한 2차 탄핵소추안에서 황급히 이 부분을 뺐지만 미국 조야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민주당 의원이 방송에서 ‘지난 3일 계엄 선포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암살조가 운영됐다’는 제보를 미국 측에서 받았다는 방송인 김어준 씨의 괴담에 맞장구쳤다.

그것도 모자라 미국이 용산 대통령실을 도청 중이라는 미확인 사실까지 흘렸다. 민주당이 뒤늦게 “상당한 허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단 지르고 난 뒤 아니면 그만이라는 민주당식 음모론이 대부분 북·중·러에 유리한 괴담이라는 점을 미국도 눈치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