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가 '尹수사' 전담 … '내란사건' 수사권 교통정리

이상민 사건도 이첩 … 검찰은 '軍 수뇌부'에 집중檢·공수처 '중복수사' 해소
공조본이 尹소환조사 통보 예상
불응땐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도

헌재, 尹측에 자료 요구
"국무회의록 24일까지 제출하라"
계엄선포 절차 정당성 확인 나서
尹측선 서류 수취 거부로 일관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관련한 수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일원화됐다. 공수처와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은 공수처가,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는 검찰이 맡는 쪽으로 합의해서다. 재판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중복 수사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이번 사태의 정점에 있는 윤 대통령 수사를 공수처로 일원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소환에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윤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尹 대통령 2차 소환 통보 예정대검찰청은 18일 공수처와 사건 이첩을 협의하고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사건을 검찰 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에서 공수처로 이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나머지 피의자의 이첩 요청을 철회했다.

공수처는 지난 8일과 13일 경찰과 검찰에 비상계엄 관련자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16일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김 전 장관 등 사건을 공수처로 보낸 데 비해 검찰은 자체 수사를 이어왔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 중복 수사로 효율성이 저하되고, 재판 과정에서 공소 제기 절차나 증거 능력의 적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첩 시한인 이날 오전 이진동 대검 차장검사와 오동운 공수처장이 만나 전격 합의에 도달했다.

수사 주체가 공수처로 일원화되면서 윤 대통령의 소환조사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검찰도 11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무산됐고, 21일 출석을 요구하는 2차 통보를 보냈다. 공수처는 공조본과 협의해 새로운 조사 일정과 장소를 윤 대통령에게 통보할 전망이다. 2차 출석 요구에도 윤 대통령이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헌재, ‘계엄 국무회의’ 적법성 따진다

탄핵 심판에 들어간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판단하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윤 대통령 측에 통보했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이날 “대통령에게 24일까지 입증계획과 증거 목록, 계엄포고령 1호, 국무회의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 같은 준비명령을 전날 대통령에게 전자 송달했고, 이날 우편으로도 추가 발송했다.

헌재가 요구한 회의록은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전에 이뤄진 국무회의와 다음날 계엄 해제를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으로 보인다. 계엄법 제2조 5항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계엄을 선포, 해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헌재가 직접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행안부는 앞서 국회 현안질의에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는데 윤 대통령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윤 대통령 측은 이날까지도 헌재의 문서 송달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헌재는 탄핵소추 의결서 등 관련 서류를 16일 대통령실과 관저로 각각 발송했으나, 17일 대통령실에 도착한 서류는 ‘수취인 부재’로, 관저에 보낸 서류는 ‘경호처 수취 거부’로 송달되지 못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한 기존 입장과 달리 송달 거부를 통한 헌재 심리 지연 전략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경진/최해련/조철오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