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갈 만한 커피숍 알려줘"…'이 번호' 누르자 챗GPT가 받았다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실리콘밸리 지역에는 블루보틀, 벌브 커피, 피츠 커피 등 풍부한 맛을 자랑하는 다양한 커피숍이 있습니다. 찾고 계신 특별한 종류의 커피숍이 있으신가요?”

18일(현지시간) ‘1-800-242-8478’ 번호로 전화해 “실리콘밸리 지역의 커피숍을 알려줘”라고 말하자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다크 로스팅 커피가 좋다고 대답하자 평점 위주로 커피숍을 다시 추천해줬다. 전화를 받자마자 간단한 약관 소개와 함께 “안녕하세요. 챗GPT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말하는 건 친절한 고객센터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과 별다를 게 없지만, 차이가 있다면 상담원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라는 점이다.

챗GPT, 유선전화로도 이용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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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이날 챗GPT 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유선전화로도 챗GPT 번호로 전화를 걸면 챗GPT가 ‘어드밴스드 보이스’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의 전화 질문에 답한다. 특정 문장을 말하면 다른 언어로 번역도 해준다. 대상은 미국 사용자로 15분간은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이날 챗GPT는 전화 뿐 아니라 ‘왓츠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왓츠앱은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20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메신저 앱이다. 왓츠앱에서 전화 서비스와 동일한 챗GPT 번호를 등록하면 챗GPT와 채팅을 시작할 수 있다. 사용 방식은 챗GPT 앱에서 하는 것과 동일하다. 오픈AI는 향후 기본적인 문답 형태의 채팅을 넘어 이미지 분석이나 웹 검색과 같은 기능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서비스 확대는 챗GPT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화 서비스가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을 타깃으로 했다면, 왓츠앱 탑재는 챗GPT 앱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누구나 어디서도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오픈AI의 목표다. 케빈 웨일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오늘 우리는 챗GPT를 다음 단계인 여러분의 전화로 가져왔다”면서 “우리는 챗GPT를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여정을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AGI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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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지난 5일부터 ‘오픈AI의 12일’이라는 이름으로 평일 기준 12일간 매일 새로운 기능을 발표하고 있다. 월 200달러(약 28만원)를 내야 하는 고가의 챗봇 서비스 ‘챗GPT 프로’를 출시한 데 이어, 협업툴 ‘캔버스’, 비디오 및 스크린 공유 기능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 10월 정식 출시한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12일간의 발표는 챗GPT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초 유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던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별도 가입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구글·메타·앤스로픽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며 미리 선점한 생성형 AI 시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대상이 ‘모든 사람’이 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웨일 CPO는 “오픈AI의 목표는 인류 전체에 유익한 AGI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많은 사람에게 접근성을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