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들에 예술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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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네덜란드대사관 '순환경제 프렌즈'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고체 샴푸 보관함
네덜란드 간식 '스트룹 와플' 디자인 수상
초롱·소반을 모티브로 한 조명·수납함도
"미학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가치 있어야"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의 모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리가 배출하는 폐기물은 하루 평균 약 725g.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65㎏, 성인 몸무게의 3~4배에 달하는 쓰레기를 매년 생산하는 셈이다.순환경제 모델이 대두된 건 2000년대 이후다. 경제 발전을 위해 폐기물 문제를 눈감았던 선진국의 책임론이 배경이 됐다. ‘자원 채취-생산-폐기’라는 기존의 경제 모델을 거부하는 게 핵심이다. 자연에서 유기물이 생물학적 순환 과정을 통해 생태계에 다시 기여하는 것처럼, 경제활동 과정에서 자원이 낭비되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 쉽게 말해 소각장으로 갈 뻔한 물건에 다시 가치를 부여해 활용하는 것. 쓰레기의 경제학, 폐기물의 경제학이다.
순환경제 선도국 중 하나인 네덜란드는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일찌감치 앞장서 왔다. 2050년까지 완전한 순환경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이 한국에 순환경제를 알리기 위해 국내에서 실시한 디자인 공모전 ‘순환경제 프렌즈’에는 디자인 전공생이 대거 응모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한 국내 디자인 전공생들에게 순환경제의 의미를 물었다.
리더치 팀 “미학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우수해야”
어쩌다 팀 “실질적 효용 동반돼야 순환경제 정착”
또 다른 수상 팀 ‘어쩌다’(홍익대 미술대학 22학번 성예빈·김태희·김미나)는 다시 버려지지 않을 제품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초롱과 소반을 모티브로 조명 혹은 수납함으로 쓸 수 있는 작품을 냈다. 성예빈 씨는 “고장 날 일이 적고 사람의 손을 덜 타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군이 순환경제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들 역시 순환경제 모델에서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성씨는 “제품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도 경쟁력이 있어야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생산돼 지속성이 생긴다”며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상을 강조하며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실질적인 효용을 갖도록 제품을 디자인해야 순환경제가 빠르고 견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