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무서워요" 줄줄이 취소…초유의 상황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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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목표 달성 '좌절'올해 정부와 여행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란 목표로 총력전을 벌였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과 함께 최근 비상계엄·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목표 달성이 무산됐다.
비상계엄 여파로 분석
이에 여행업계는 신규 예약 감소세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말·연초 집중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19일 여행·호텔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여행이나 호텔의 예약 취소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신규 예약률이 둔화 중이다.
호텔업협회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해본 결과 취소 문의는 많았으나 취소율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며 "단체관광객이 묵는 3∼4성급 비즈니스호텔을 중심으로 취소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작년과 비교해 신규 예약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며 "1분기가 안 그래도 비수기인데 1분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12월 초 외국인 관광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비상계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어난 날도 있다"며 "내년 1분기에 외국인 관광객이 안전하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계엄사태 이후 일본 수학여행 단체가 방문을 취소하고 전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이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연말은 워낙 성수기인 데다가 여행 직전 취소는 상당한 수수료가 붙는 만큼 최근의 취소율이 영업에 지장을 미칠 정도로 높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다만 리드타임(예약 일부터 방문까지의 기간) 여유가 있는 1분기는 상황이 다르다. 방한 시기를 아예 미루거나 행선지를 바꿀 수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계엄 직후인 지난 5일 분석 보고서를 내고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8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방한 여행 회복세는 순조로운 편이었다.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1374만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7% 늘었고 펜데믹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94%였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은 게 2019년의 1750만 명이고,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원래도 2000만 명 달성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연일 '한국에 여행을 와도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내며 관광 수요가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문체부는 먼저 지난 5일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을 각국에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