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한강벨트' 흑석뉴타운 재개발 속도

10곳 중 4곳 신탁방식 등 속도
'알짜' 1구역, 시공사 선정 준비
11구역은 임대주택 확대가 변수

입주 마친 6곳은 인기 단지로
대출규제에도 시세변화 없어
서울 동작구 흑석재정비촉진구역(흑석뉴타운)이 10개 구역 중 6곳의 입주를 마치고 인기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나머지 네 구역도 공공재개발, 신탁방식 등을 선택해 속도를 낸다. 흑석동 일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여의도, 용산, 강남권 등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쉬운 게 장점으로 꼽힌다. 남은 구역이 재개발되면 총 1만여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변모한다.

○공공재개발 ‘2구역’ 촉진 계획 변경

20일 업계에 따르면 흑석2구역(흑석동 99의 3 일대)은 지난달 말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를 통과해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고 있다. 대지 4만5229㎡에 지하 7층~지상 49층, 1012가구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한강이 보이고 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와 붙어 있는 입지다. 이번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통해 용적률을 기존 400%에서 600%로 상향해 사업성을 높였다.

2022년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흑석1구역(494가구)은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흑석1구역은 2구역 바로 옆 한강 조망권에 뉴타운 내 드문 평지여서 알짜 정비구역으로 꼽힌다. 계획상 용적률이 323%로 높은 데다 조합원이 183가구로 적어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흑석9구역은 2022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뒤 철거를 진행하는 단계다. 당초 지상 최고 25층, 21개 동, 1536가구 규모에서 지난 4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에 따라 1540가구로 소폭 늘어났다. 이 같은 경미한 설계 변경은 대부분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 및 철거 과정에서 이뤄져 사업 지연 기간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게 정비업계의 설명이다.2017년 한국토지신탁을 사업대행자로 지정한 흑석11구역은 올해 초부터 철거 공사를 하고 있다. 8월 서울시가 ‘8·8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제안한 설계 변경이 변수다. 변경안에 따르면 용적률이 205%에서 250%로 올라가 총가구 수는 1511가구에서 1850가구로 늘어난다. 서울시는 연면적 증가분의 50%인 약 430가구를 공공임대주택으로 배정했다. 조합은 지난 1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서울시 제안에 따른 사업 시행 변경에 관한 안건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합과 시공사에 실익이 없어 기존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 입주 단지 ‘불황’에도 꿋꿋

흑석뉴타운 내 기존 단지는 인기 주거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한강변이라는 강점이 부각돼 시세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흑석7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7월 27억5000만원에 역대 최고가격으로 거래됐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서초구와 가까운 아파트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4월 이 단지 전용 84㎡ 매매가가 송파구 잠실동 대표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84㎡ 매매가를 앞서기도 했다.

흑석5구역에 들어선 흑석한강센트레빌 역시 매매 수요가 줄어든 최근에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는 10월 18억3000만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0개월 새 2억원 가까이 올랐다. 흑석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남은 구역도 사업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데다 한강변과 가장 가까운 명수대현대가 9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주변이 아파트촌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준강남 생활권에 여의도 출퇴근도 쉬워 매매와 전세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