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시리아 난민 위기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Joseph C. Sternberg WSJ 칼럼니스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로 도망치자 유럽 지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독재자가 권좌에서 물러난 것은 시리아 국민에게 희소식일 뿐 아니라 유럽 사람들에게도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인 이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키웠다. 시리아 정권 붕괴 이후 유럽의 대응은 시리아인들을 유럽에서 돌려보내려는 노력이다. 현재 유럽 전역의 12개 이상 정부가 시리아 국민의 망명 신청 처리를 중단했다.

한계에 이른 유럽의 난민 수용

시리아 내전은 거의 10년 동안 유럽 정치를 혼란스럽게 만든 대규모 불법 이주 사태의 기폭제가 됐다. 2015년부터 난민 유입이 시작됐고, 일부 서류미비자로 유입 규모를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렵다. 2015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770만 명의 유럽연합(EU) 외부 사람들이 망명을 신청했다. 이 중 약 20%가 시리아인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인적 홍수로 유럽은 제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한계점에 달했다. 망명 신청과 심사 절차는 생각보다 느리고 번거롭다. 거부된 신청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실제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납세자는 신청자에게 사회복지, 주택 및 기타 지원금을 보조해 준다. 이것이 왜 유럽 유권자들을 짜증 나게 하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이주민이 대부분 법을 준수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 테러리스트 이주민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지난 8월 독일 졸링겐에서 발생한 칼 테러로 3명이 사망한 사건처럼 시리아 난민이 테러 행위로 기소된 사례도 있다. 상당수는 유럽인이 현행법을 마련할 때 염두에 둔 의미에서의 ‘난민’이 아니라는 의혹이다. 2015년 이주 물결 사진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이나 어린이, 노인보다 젊은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유럽의 정치계급은 시리아에서 일어난 사건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복잡하게 꼬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존재)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는 알아사드 정권으로부터 해방된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이슬람주의에 동조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민병대에 의해 점령당한 상태다.

또 다른 난민 생길 수도

EU는 난민을 돌려보낼 수 있는 시리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나. EU 회원국 정부는 13년 동안 330억유로 이상을 ‘시리아 위기’ 해결을 위해 지출했다. 그러나 유럽이 현재 도움이 될 만한 시민사회를 육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유럽은 이스라엘처럼 시리아의 화학무기 비축 시설을 불온 세력이 점령하기 전에 제거함으로써 사태를 주도할 수 있는 군사적 수단이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유럽은 시리아의 정권 교체로 난민 위기가 완화되기를 바라지만 지도자들은 그 반대를 두려워해야 한다. 악몽 같은 시나리오는 신이슬람주의 통치를 피해 새로운 이주민들이 유입되는 것이다. 불법 이민이라는 유럽의 정치적 위기는 자국 정부가 외교 및 국내 안보를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이 개별적으로 유럽 국경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권자 인식에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원제 ‘Bashar al-Assad’s Fall Won’t Resolve Europe’s Migration 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