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 美 석유·가스 사야…불응시 끝장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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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에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하지 않으면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최대한 피하려는 EU의 고민은 깊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새벽 SNS 트루스소셜에 “엄청난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를 보상해주기 위해 (EU가) 우리(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해줘야 한다고 유럽연합에 얘기했다”고 썼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느낌표(!)로 자신의 뜻을 강조했다. ‘관세(TARRIFS)’라는 단어도 모두 대문자로 표현했다.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은 EU가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에너지 부문을 포함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 나왔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미 차기 미 행정부와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8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며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입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미국은 EU의 가장 큰 석유 및 가스 수입처다.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은 EU LNG 수입의 약 48%를 공급했고, 러시아 수입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EU 공식 통계 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3분기에는 미국이 EU 석유 수입의 15%를 차지했다.질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적자 주장에 대해 양측 교역 수지가 ‘상호 보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품 부문에서는 EU가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미국은 서비스 부문에서 흑자를 보고 있다”며 “이러한 점이 (트럼프가) 언급한 게시물에서 언제나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EU를 상대로 상품무역에서 1588억유로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1040억유로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추진할 경우 EU 관계자들은 잠재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방위산업 등 미국 의존도가 높은 다른 분야를 고려할 때 미국 정부와의 경제적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려 해도 미국의 에너지 용량이 받쳐주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라보뱅크의 에너지 전략가 플로렌스 슈미트는 “핵심 문제는 현재 미국이 유럽에 보낼 여유 LNG 용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유럽이 더 많은 LNG를 확보하려면 아시아 국가와 경쟁해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새벽 SNS 트루스소셜에 “엄청난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를 보상해주기 위해 (EU가) 우리(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해줘야 한다고 유럽연합에 얘기했다”고 썼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느낌표(!)로 자신의 뜻을 강조했다. ‘관세(TARRIFS)’라는 단어도 모두 대문자로 표현했다.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은 EU가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에너지 부문을 포함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 나왔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미 차기 미 행정부와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8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며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입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미국은 EU의 가장 큰 석유 및 가스 수입처다.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은 EU LNG 수입의 약 48%를 공급했고, 러시아 수입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EU 공식 통계 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3분기에는 미국이 EU 석유 수입의 15%를 차지했다.질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적자 주장에 대해 양측 교역 수지가 ‘상호 보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품 부문에서는 EU가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미국은 서비스 부문에서 흑자를 보고 있다”며 “이러한 점이 (트럼프가) 언급한 게시물에서 언제나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EU를 상대로 상품무역에서 1588억유로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1040억유로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추진할 경우 EU 관계자들은 잠재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방위산업 등 미국 의존도가 높은 다른 분야를 고려할 때 미국 정부와의 경제적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려 해도 미국의 에너지 용량이 받쳐주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라보뱅크의 에너지 전략가 플로렌스 슈미트는 “핵심 문제는 현재 미국이 유럽에 보낼 여유 LNG 용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유럽이 더 많은 LNG를 확보하려면 아시아 국가와 경쟁해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