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경제 불안해지면 금·달러·美국채로 돈 몰리죠

안전자산
국내 투자자의 금 투자 열기가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이어 중동 갈등 고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 국내외 정국 불안이 이어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졌다. 금값은 지난 10월 역대 최고를 경신한 뒤 지난달 주춤했지만 최근 중국의 금 매입 재개 소식에 다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 2024년 12월 12일 자 한국경제신문 -

최근 정국 혼란 속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경제에 위기론이 불거질 때마다 글로벌 자금은 주식과 신흥국 채권 등 위험자산에서 금, 미국 국채, 달러, 엔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곤 합니다. 이 같은 돈의 흐름에 따라 주가부터 금리, 환율 등 모든 경제지표가 변동하게 되지요. 오늘은 위기 때 주목받는 투자처, 안전자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투자자산은 보통 위험한 수준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구분됩니다. 안전자산은 시장에서 경제적 불확실성과 위기가 증가할 때 투자자들이 가치 보존을 위해 선호하는 자산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반대로 위험자산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이 큰 자산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주식, 원자재, 고수익 채권, 암호화폐 등이 있지요. 위험자산은 경제 상황과 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은 정부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발행합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달러, 미 정부가 발행한 국채, 무디스나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가 최고 등급으로 평가한 기업채 등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이유입니다.

높은 유동성과 안정성도 안전자산의 특징입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안전자산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금이 로마 시대 이전부터 거래와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활용되며 안전자산의 대명사가 된 것은 어떤 국가든 망해 화폐나 채권의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지만 금만큼은 언제, 어디서든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지요.이런 자산은 금융위기, 지정학적 갈등, 경기 침체 등의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현물 가격(1kg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12만820원에서 꾸준히 올라 13일 12만45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원·달러 환율도 같은 기간 달러당 1413원에서 1436원으로 치솟았습니다.

반면 3일 기준 2500포인트이던 코스피 지수는 9일 2360포인트로 5.6%, 중소 벤처기업들이 모여 있는 코스닥 지수는 690포인트에서 627포인트로 9.2% 급락했습니다. 최근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위험자산으로, 금과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전자산이 문자 그대로 무조건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만, 언제나 안전하진 않습니다.현재 36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미 연방정부 부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를 지속해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만약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통화 발행량을 늘려 부채 부담을 줄이려 할 경우 국채 가격은 급락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동성 확대가 부른 인플레이션이 고정 이자를 지급하는 국채의 매력도를 낮추고,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이 오히려 폭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국 국채를 만기까지 갖고 있을 경우 절대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은 희박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안전성은 채무불이행으로부터의 안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향후 디지털 자산과 새로운 경제 체제의 변화에 따라 안전자산의 정의와 범위는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업계에선 뉴욕이나 런던, 도쿄,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 중심부에 있는 상업용 빌딩이나 통행량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주요 도로 등 인프라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통합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 리스크가 커지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준에 부합하는 자산도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새로운 안전자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있어 희소성이 있고,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일부는 이를 ‘디지털 금’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은 수요에 따라 급격히 변동하며 각국 정부의 규제정책에 출렁여 미국 국채나 금처럼 위험 회피 수단이라 보긴 힘들다는 평가가 아직 우세합니다.


NIE 포인트

1.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차이를 구분해보자.2. 경제 위기가 오면 안전자산이 선호받는 이유를 알아보자.

3. 미래엔 어떤 자산이 안전자산이 될지 예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