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셧다운' 위기 고조…민주당 거부로 새 임시예산안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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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부채 한도' 유예 포함하자 공화당 의원들도 반발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예산 처리 시한인 20일(현지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산안 합의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美 외신들 "20일 밤 정부 셧다운 확실시"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이 공화당이 제출한 새 임시예산안은 19일(현지시간) 표결을 진행한 결과 174대 235로 하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법안은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새 예산안에는 정부 자금 지원을 3개월간 지속하고 부채 한도를 2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공화당이 발의했지만 공화당 의원 38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 내 ‘부채 매파’들이 “더 이상 정부 부채를 키워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의원은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이 법안에 반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앞서 양당이 합의했던 예산안을 반대하자 공화당이 다시 예산안을 만든 데 대해 좌절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통상 수 주에서 수 개월의 논의가 필요한 부채 한도 문제를 트럼프가 건드리면서 초당적 합의안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 대표는 투표에 앞서 “이 예산안은 진지하지 않고 우스꽝스럽다”며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공화당 의원들이 우리를 정부 셧다운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역시 이 법안을 “억만장자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예산안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현지 기준 20일 밤 12시부터 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한다. 미국의 마지막 셧다운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던 2018년이었다. 당시 한 달 넘게 셧다운이 발생한 바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하면 수십만 명의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식품 안전 검사가 국세청 업무 등 연방 서비스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기자들에게 플랜 C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좀 더 물러난 버전으로 예산안 통과를 재차 시도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신들은 미국 정부 셧다운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