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ESG ETF] 밸류업 리밸런싱, 투자 심리 약화 넘어서나

밸류업 ETF는 ESG 투자 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과 달리 국내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 테마를 넘어 장기적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경ESG]-인베스트먼트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5개 종목에 대해 지수 조기 편입을 진행했다. 지난 12월 16일 밸류업 리밸런싱을 통해 KB금융, 하나금융, 현대모비스, SK텔레콤, KT 등 5개 종목이 새롭게 편입됐다. 아울러 2000억 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에 이어 3000억 원 규모의 펀드가 추가로 조성된 것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거래소, 지수 조기 편입…밸류업 붐 기대↑

밸류업 ETF가 지난 11월 4일 상장된 이후 액티브 3개, 패시브 9개 ETF와 ETN 1개 종목은 코스피, 코스닥 대비 성과를 방어하고 있다. 액티브 하우스는 종목 비중 조절을 통한 알파를 추구하는 한편, 패시브 상품 간 총보수에 대한 인하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장 직전에도 수수료 경쟁이 있었지만, 지난 12월 13일 코리아밸류업 ETF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08%로 더 인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했던 금융회사와 통신 기업이 빠지면서 비판받은 거래소가 이번에는 밸류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기업에 대해 지수 조기 편입을 진행한 것이 밸류업 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밸류업 리밸런싱의 특징은 편출 없이 추가 편입만 진행하면서 105개 종목으로 늘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다만 시총 가중 방식 특성상 기존 지수 편입 종목에 비례해 비중이 줄어들었다. 특히 기존 40위 밖의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의 지수 편입 비율은 1% 미만이라 많은 밸류업 액티브 ETF가 축소되어 운용될 예정이다. 신규 종목 5개의 시가총액 합은 86조5000억 원으로 기존 100종목 합인 935조 원의 9.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기 구성 종목 변경일인 2025년 6월에는 100종목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1월에 1차로 조성된 밸류업 펀드는 2000억 원 규모로 밸류업 ETF와 구성 종목 및 밸류업 공시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거래소는 추가로 3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12월 20일 펀드 조성 약정 체결 후 유관 기관 약정액인 1500억 원을 납입하고 본격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 성과가 가장 우수한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 ETF’는 기존 지수에 없던 6개 종목을 포함한 42개 종목을 축소해 운용하고 있다. 삼성액티브는 사전에 편입이 예상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실제로 KB금융, KT,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개편된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것이 대표적 예다.결론적으로 밸류업 ETF 자금 유입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 추후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다른 3개 종목은 네이버, 티웨이항공, 감성코퍼레이션으로 산업 트렌드에 따른 비중 조절이다. 해당 종목은 단순히 밸류업 기준으로 스크리닝된 것이 아니라 산업의 성장성과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이를 통해 해당 밸류업 ETF는 투자자에게 산업별 분산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밸류업 ETF, 장기 상품으로 자리 잡을 듯

ESG ETF는 유럽과 미국에서 모두 순유출로 전환되며 ESG 투자 심리가 약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트럼프 당선 이후 ESG 투심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중 신재생 에너지 관련 ETF의 성과가 저조했으며, 태양광과 풍력 ETF가 부진했다. 반면 밸류업 ETF는 상장 이후 한 달 반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대비 성과를 방어했으며, 액티브 ETF는 종목 비중 조절로 알파를 추구하고, 패시브 ETF는 수수료 인하 경쟁을 통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반면 밸류업 ETF는 ESG 투자 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과 달리 국내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밸류업 ETF의 핵심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과 실질적 기업가치 증대 노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ESG 평가 점수에 의존하는 방식과 차별화되며, 투자자에게 보다 명확한 투자 기준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은 단기적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밸류업 ETF로 자본 유입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또 신규 펀드 조성과 함께 한국거래소의 적극적 정책 지원은 밸류업 ETF가 단기적 테마를 넘어 장기적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 거래소는 밸류업 정책을 실행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투자자로 하여금 정책 수혜 기업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내 기업의 주주환원 문화 확산과 시장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밸류업 ETF는 단순히 국내 주식시장 성과를 추종하는 것을 넘어 주주환원 정책 및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률 경쟁을 넘어 ESG와 밸류업이라는 두 축에서 투자자에게 장기적 투자가치를 제공하며, 향후 국내 ETF 시장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ESG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