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절벽 다가오기 전 서울에 내 집 마련하세요 [최원철의 미래집]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전국 민간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올해 206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4.7% 상승했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기준으로는 1년 만에 9010만원 올랐습니다.

서울만 놓고 보면 분양가 상승이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11월에 이미 평당 평균 분양가가 5065만원으로 올랐는데, 이는 무려 38.1% 급등한 수치입니다. 송파구는 52.6%, 영등포구는 48.7% 상승했고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최고 분양가를 경신한 상태입니다.내년에는 분양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공사비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탓에 분양가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부터 민간 아파트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가 시작되면서,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야 합니다. 공사 자재비와 설치비가 증가할 요인입니다.

또 비가 오는 날 콘크리트 타설이 금지되는 등의 법적 규제로 공기 지연과 이로 인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이 외에도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영향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고, 고환율로 인해 수입 건설 자재비도 상승하는 상황입니다. 분양가는 내릴 일이 없는 셈입니다.

또한 내년 건설 경기에 따라 공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 서울 아파트만 매매가격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도 내년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7% 상승하는 등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특히 30대의 주택시장 진입 인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전년 대비 28.1% 증가한 6만4000여 명에 달했으며, 인출 금액도 2조4000억원으로 40% 증가했습니다. 30대와 40대가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해 내 집 마련을 추진한 사례가 많았다고 합니다. 주택 구입을 위한 퇴직연금 인출 목적이 52.7%, 주택 임차가 27.5%였습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나 오피스텔을 기피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소형 아파트 전셋값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 보증 가입 강화로 월세 전환이 많아지면서, 월세 역시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입니다. 비싼 전·월세를 부담하다 보면 내 집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전세자금 대출이 줄어들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도 전셋값에 약간만 보태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났고, 내년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총액이 줄어들기에 집값이 주춤한 지금 시기에 빠르게 내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입니다.내년 하반기 아파트 공급절벽이 본격화되면 기존 아파트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집값이 주춤하고 대출 규제가 강화하기 전 집을 마련하는 것이 서울에 내 집을 장만할 유일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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