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광화문 랜드마크'도 주인 못찾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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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사, 정치리스크 우려탄핵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입찰 흥행 실패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각 포기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 '꽁꽁'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심업무지역(CBD) 매물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와 퍼시픽타워는 매각을 철회했다. 서울 광화문 랜드마크 빌딩인 SFC의 소유주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다.SFC는 3.3㎡당 4000만원인 1조5000억원까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고가 입찰액이 3.3㎡당 3300만원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GIC는 2차 입찰까지 받으며 입찰자들에게 추가 가격 인상을 요구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GIC는 적어도 3.3㎡당 3800만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FC는 GIC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3500억원에 인수해 한국 진출을 알린 상징적 자산이다.
퍼시픽타워 매도 측인 페블스톤자산운용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지난 4일 입찰에 부쳤지만 원하는 수준의 제안을 받지 못했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2018년 약 4300억원에 서울 서소문동에 있는 퍼시픽타워를 매수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광화문 크레센도빌딩은 여섯 곳이 입찰에 참여하며 표면적으로 흥행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입찰한 운용사 가운데 최고가를 제시한 마스턴운용이 3.3㎡당 3300만원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치인 3.3㎡당 3000만원대 후반과 괴리가 있다.탄핵 국면에 딜클로징(거래 종결) 능력이 중시되는 분위기다. 외국계 투자회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자체 펀드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딜클로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외국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매각하는 포포인츠바이쉐라톤조선서울역이 대표 사례다. 맥쿼리운용은 11일 입찰 가격상 차순위자인 KB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GIC 자금을 받아 입찰에 뛰어든 블루코브자산운용은 최고가를 써내고도 선정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평상시였다면 GIC 자금을 운용하는 블루코브가 KB자산운용에 밀렸을 것 같지 않다”며 “현 국면에서 불확실성이 있는 GIC 자금보다 KB운용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