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최근 환율 급등, 절반은 '강달러'탓…전부 국내 요인은 아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대통령실과 논의 안해
"밸류업, 단기적인 과제 아냐…지속적으로 추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안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절반은 국내적 요인 때문이고, 다른 절반은 ‘강달러’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올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밸류업 관련 세제 개편 법안들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부총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외환 당국자가 환율 수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많이 상승했는데, 이를 전부 국내적 요인 때문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있었던 국내 비상계엄 사태 외에도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을 앞두는 등 대외적인 요소가 최근 환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최 부총리는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한국은행과 함께 즉각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최 부총리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단기적인 급변도는 다소 완화됐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선 경제와 민생문제만큼은 여·야·정이 합의를 도출해내는 등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선 "대통령실과 전혀 소통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해선 “단기적인 과제가 아니고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며 “일본도 몇 년 전부터 해온 일들이 지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밸류업 관련 법안은 전체 중 일부라도 국회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정부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금액의 5%를 초과하는 증가분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는 ‘주주환원 촉진 세제’나 주주환원을 확대한 상장기업에서 받은 현금배당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 인하 등을 추진했지만 국회서 무산됐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