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대어, 얼어붙은 IPO시장 녹일까

대규모 자금조달 차질 없게
LG CNS, 몸값 낮춰 세일즈
케이뱅크·DN솔루션즈도 대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조(兆)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관문을 두드린다.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 LG CNS는 다음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고,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달 한국거래소 심사 결과를 받은 뒤 증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IPO 환경이 녹록지 않다 보니 적지 않은 기업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다음달 9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LG CNS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하고 있다. IPO 시장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됐다.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도 국내 금융·정치 불안으로 관련 일정을 연기했다.

LG CNS는 침체한 국내 증시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당초 7조원에서 약 6조원으로 내리는 당근책을 내놨다. 공모 규모가 최대 1조1994억원의 대어인 만큼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달 거래소 심사를 마친 뒤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와 내년 4월 상장을 약속했다. 시가총액 1조원이 목표다.대기업 계열사 외에도 케이뱅크와 DN솔루션즈, SGI서울보증보험 등 조 단위 대어들이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 중 DN솔루션즈와 SGI서울보증보험은 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나 국내 증시 상황을 고려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예비상장기업도 국내 증시 상장을 망설이고 있다. LS그룹의 미국 전선회사 수페리어에식스는 이달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미국과 국내 증시 상장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증시 상장 계획을 접고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LG CNS 상장 흥행 여부에 따라 상반기 IPO 시장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