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금융, 위축 우려…중장기 성장 로드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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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나우최근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나 의결권 행사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ESG 위기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ESG 공시 강화, 연기금 투자 확대, 분류체계 마련, 건전성 감독 개편 등 활발하게 논의되던 지속가능금융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은 가운데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축소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마저 탈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ESG 전반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국도 ESG 정보 공시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하는 등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지속가능금융의 전망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는 지속가능성은 기업이 존속하기 위한 시대적 명제로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창의적이고 현실적 방안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실정에 맞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마련해 로드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는 전문 기관이 개별 기업의 기후 리스크 대응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금융회사는 그 평가 정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하도록 유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울러 기업 역시 지속가능성 이슈를 법규 준수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ESG 투자 위축…제도적 변화 시급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의 ESG 투자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환경(E) 분야 집중 등 ESG 투자 관련해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재원 서울대 교수는 이날 정책 심포지엄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투자자의 ESG 투자가 퇴보하는 이유는 ESG 투자의 낮은 수익률과 글로벌 정치적 환경 변화, 그린워싱에 따른 투자자 신뢰도 저하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글로벌 빅4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가 감소하면서 ESG 투자가 악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ESG 의결권 행사 감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블랙록은 2024년에 환경 관련 제안 지지율을 4% 낮췄다. 이는 공화당의 정치적 압박과 ESG 투자의 낮은 수익률에 일부 기인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 기관들이 ESG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데 반해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 투자를 재평가하는 추세로 전환되며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의 자산운용사는 상위 20개 운용사의 ESG 안건 지지율이 평균 50%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뱅가드와 티 로웨 프라이스, 디멘셔널, 블랙록 등이 ESG 안건에 대해 낮은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재집권하면서 정치적 요인이 ESG 지지 감소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펀드 이름에서 ESG나 지속가능투자 관련 용어가 빠지는 추세도 ESG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또 다른 현상으로 지목된다. 영국 애버딘 자산운용은 ‘지속가능 리더’라는 이름을 삭제했고, 모건스탠리와 UBS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ESG 펀드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는 이머징 마켓에서의 ESG 투자 한계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또 ESG 투자가 탄소중립 효과를 거의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부진한 ESG 투자는 최근 초기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22년 이후부터 ESG 펀드의 자금 유입이 급감하는 추세다. 2023년 이후엔 분기당 20억 달러 이하로 하락세를 보였다. 최 교수는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은 충실 의무에 따른 수익률 우선 원칙을 이유로 ESG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ESG 투자에 대한 전략적이고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포괄적 ESG 투자 대신 환경(E)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투자수익률 판단 기준을 투자자 우선의 충실 의무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의 충실 의무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박지원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자발적 환경 이니셔티브 참여가 ESG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기업의 ESG 제고를 위한 자발적 환경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ESG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RE100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결국 탄소배출량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데다 ESG 전체 점수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환경(E)과 사회(S) 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박 연구위원은 “기업은 ESG 경영을 위해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감축목표를 세우고 그린워싱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산업계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과 금융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지난 12월 16일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지속가능금융의 전망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는 지속가능성은 기업이 존속하기 위한 시대적 명제로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창의적이고 현실적 방안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실정에 맞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마련해 로드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는 전문 기관이 개별 기업의 기후 리스크 대응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금융회사는 그 평가 정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하도록 유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울러 기업 역시 지속가능성 이슈를 법규 준수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ESG 투자 위축…제도적 변화 시급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의 ESG 투자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환경(E) 분야 집중 등 ESG 투자 관련해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재원 서울대 교수는 이날 정책 심포지엄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투자자의 ESG 투자가 퇴보하는 이유는 ESG 투자의 낮은 수익률과 글로벌 정치적 환경 변화, 그린워싱에 따른 투자자 신뢰도 저하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글로벌 빅4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가 감소하면서 ESG 투자가 악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ESG 의결권 행사 감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블랙록은 2024년에 환경 관련 제안 지지율을 4% 낮췄다. 이는 공화당의 정치적 압박과 ESG 투자의 낮은 수익률에 일부 기인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 기관들이 ESG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데 반해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 투자를 재평가하는 추세로 전환되며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의 자산운용사는 상위 20개 운용사의 ESG 안건 지지율이 평균 50%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뱅가드와 티 로웨 프라이스, 디멘셔널, 블랙록 등이 ESG 안건에 대해 낮은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재집권하면서 정치적 요인이 ESG 지지 감소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펀드 이름에서 ESG나 지속가능투자 관련 용어가 빠지는 추세도 ESG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또 다른 현상으로 지목된다. 영국 애버딘 자산운용은 ‘지속가능 리더’라는 이름을 삭제했고, 모건스탠리와 UBS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ESG 펀드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는 이머징 마켓에서의 ESG 투자 한계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또 ESG 투자가 탄소중립 효과를 거의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부진한 ESG 투자는 최근 초기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22년 이후부터 ESG 펀드의 자금 유입이 급감하는 추세다. 2023년 이후엔 분기당 20억 달러 이하로 하락세를 보였다. 최 교수는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은 충실 의무에 따른 수익률 우선 원칙을 이유로 ESG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ESG 투자에 대한 전략적이고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포괄적 ESG 투자 대신 환경(E)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투자수익률 판단 기준을 투자자 우선의 충실 의무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의 충실 의무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박지원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자발적 환경 이니셔티브 참여가 ESG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기업의 ESG 제고를 위한 자발적 환경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ESG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RE100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결국 탄소배출량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데다 ESG 전체 점수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환경(E)과 사회(S) 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박 연구위원은 “기업은 ESG 경영을 위해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감축목표를 세우고 그린워싱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산업계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과 금융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