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시즌1과 다르다, 이번 죽음의 게임은…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사진=넷플릭스
*이 리뷰에서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한국 콘텐츠. 1000억원의 제작비 투입.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를 둘러싼 수식어다. 공개 전부터 전 세계 11개국에서 글로벌 팬 이벤트가 진행됐고, 이 행사에는 40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줬다. 코로나19 시국에 공개돼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게임'에 열광하던 팬들이 시즌2 공개를 앞두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 높은 기대감 속에 베일을 벗은 '오징어게임2'는 이전 경기 우승자인 성기훈(이정재 분)마저 예측하지 못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오징어게임' 시리즈는 456억원의 상금을 걸고 목숨을 걸고 게임을 펼치는 456명 참가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시즌2의 시작은 시즌1 엔딩이었던, 성기훈이 복수를 다짐하며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얻은 상금 456억원이 "함께 경기를 펼친 사람들의 목숨값"이라는 성기훈이 경제적 실패로 코너에 몰린 사람들을 유린하고, 우습게 여기는 게임 설계자 '프론트맨(이병헌 분)을 상대로 치열한 대결을 펼쳐 나간다는 게 주요 줄거리다.

성기훈이 프론트맨을 치열하게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극 초반부는 게임장 밖의 이야기가 더 많이 펼쳐진다. 총 7회의 시즌2 분량에서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는 장면은 3회에서야 등장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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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웃음과 섬뜩함을 묘하게 오가는 '오징어게임' 특유의 분위기는 이번 시즌까지 이어진다. 특히 매회 엔딩은 전혀 다른 충격을 안긴다. 전 회차가 한 번에 공개되지 않았다면 매주 전쟁과 같은 반응이 쏟아져 나왔을 정도의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엔딩이 매회 선보여진다.'오징어게임1'에서 선보여진 대결 종목 중 겹치는 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나뿐이다. 첫 경기에서 참가자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외치는 성기훈의 행동에 다른 참가자들이 보이는 현실적인 반응은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다른 데스 게임 장르와 다른 부분을 보여준다.

'오징어게임1'이 넷플릭스 역대 흥행 신기록을 새로 쓰면서, 이제 한국만의 콘텐츠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시즌2에서도 한국만의 색깔은 이어진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코인에 투자했던 유튜버와 래퍼의 한탕주의, 도박 빚을 진 아들을 대신해 게임에 참가하게 된 노모의 모성애, 윗선을 쏴버리고 탈출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민과 귀신 잡는 해병대, 성 정체성을 찾다가 강제 전역한 군인까지 한국적인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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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경기 종목 역시 공기놀이, 비석치기, 제기차기와 팽이 돌리기, 인원 맞추기까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초등학생용 게임이 이어진다. 한국에서 자란 어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종목이다.귀를 홀리는 리코더 소리 외에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동요 '그대로 멈춰라'까지 "외국 시청자들이 이런 것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질 정도로 OST까지 한국 색이 물씬 드러나 있다.

여기에 시즌1에서 다소 논란이 됐던 VIP로 불리는 이들의 '직관' 장면 등은 모두 삭제됐다. 성소수자 설정의 현주(박성훈 분)에 대한 묘사와 시선 역시 조심스럽게 표현됐다.

다만 게임장 밖의 이야기도 극의 비중에서 상당 부분 차지하고, 이전 시즌과 달리 매번 등장하는 투표 장면에서 다소 지루함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법하다. 게임 외의 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시즌1과 차별화를 꾀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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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시즌1 공개 당시 "작품을 감상하신 후 중후반 부의 게임과 생존자에 대한 이야기, 서프라이즈로 등장하는 인물과 반전에 대한 정보 누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오징어게임'은 모르고 봐야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당부했다.

시즌1는 이전보다 더욱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행간의 이야기와 의미까지 곱씹어볼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공개 후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 시즌1에서 성기훈 외에도 많은 캐릭터가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랑받았듯, 시즌2에서 어떤 스타가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오징어게임2'와 함께 촬영한 시즌3는 내년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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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