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양지병원, 베트남 하노이에 병원 열었다
입력
수정
지면A13
현지 파트너 없이 단독 진출서울 관악구에 있는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이 국내 병원 수출의 새 모델을 완성했다. 현지 파트너 없이 베트남에 단독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열면서다.
IT 활용해 韓-베트남 원격 협진
내과·외과 등 12개 과목 개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은 이달부터 베트남 하노이에 ‘H+ 인터내셔널 메디컬센터 헬스케어&폴리클리닉(H+ 하노이·사진)’ 운영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H+ 하노이는 하노이 서호군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피스 빌딩 7~8층에 연면적 3000㎡ 규모로 문을 열었다. 내년 2월 정식 개원한다.한국 의료법인이 현지 파트너 없이 해외 의료시장에 단독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의사 개인이 해외에 작은 클리닉 등을 여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규모가 큰 병원 등의 진출은 모두 현지 파트너가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방식 등으로 참여해왔다.
병원 측은 베트남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한국 의료진과 베트남 현지를 연결하는 국제다학제진료를 도입했다. 한국과 베트남 간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한 뒤 현지에서 원격진료·자문이 필요하다고 의뢰하면 한국에 있는 의료진이 진료에 참여한다. 현지 의료진은 실시간으로 환자 진료기록과 건강검진 데이터 등을 한국 의료진에게 공유해 치료 전략을 함께 세운다. ICT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인 것이다.
원격협진 중 베트남보다 한국에서 진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으로 이송해 수술 등을 할 수 있다. 현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교민이 한국에 돌아오면 후속 진료 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자 맞춤형 사후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내과와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12개 과목을 진료하는 병원엔 베트남 의사 10명 등 직원 7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내년엔 국내에서 산부인과, 치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소화기내시경전문의 등 5명이 합류한다. 베트남 국민 소득이 높아진 데다 한국 기업의 하노이 진출이 늘면서 현지 의료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H+ 하노이를 건강검진과 건강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가동하는 이유다.
김상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장은 “국내 의료 기술과 베트남 의료 역량을 접목해 환자 맞춤형 의료 협진 체계를 빠르게 정착시킬 것”이라며 “하노이에 건강을 심고 베트남에 신뢰를 처방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