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잠실타운 매출 4兆 목표"…신세계 강남점과 1위 경쟁 예고

불황 속 年 매출 3조 돌파

백화점·명품관·월드타워 합산
MZ세대·외국인 집중공략 주효

1위 신세계 강남점도 '3조 클럽'
롯데 잠실점 리뉴얼로 승부수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내수 침체와 불황을 뚫고 ‘연매출 3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달성한 이후 두 번째다. 롯데백화점은 3년 내 잠실점을 국내 첫 매출 4조원 점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국 1등 백화점’ 타이틀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초리테일·타운화 통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5일 잠실점 매출(본관 에비뉴엘 월드몰 합산 기준)이 3조원을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2022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3조원 벽을 깬 것이다. 올해 내수 침체 여파로 백화점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작년(2조7000억원)보다 10% 넘게 매출을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3조원 달성의 비결로 ‘초(超)리테일’을 꼽는다. 백화점(잠실 본관) 명품관(에비뉴엘) 쇼핑몰(월드몰)을 연결해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런던베이글뮤지엄, 애플스토어 등 인기 K패션, 식음료,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도 대거 유치했다. 최근 2년간 롯데월드몰에서 연 체험형 팝업스토어는 600개가 넘는다.

타운화를 통해 내수의 한계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의 ‘성지’로 거듭난 것도 한몫했다. 롯데그룹은 잠실에 시그니엘호텔, 초고층 전망대, 아쿠아리움, 시네마, 테마파크 등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롯데타운을 조성했다. 그 결과 올해 1~11월 잠실점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많은 5800만 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롯데월드몰 앞 잔디광장에서 연 크리스마스마켓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약 한 달 만에 방문객이 35만 명(11월 20일~12월 25일 기준)을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작년 방문객 총합(24만 명)의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 치열해진 ‘4兆 점포’ 경쟁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롯데 잠실점이 3조원을 넘어서면서 업계에선 이제 어느 곳이 먼저 4조원을 달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2027년 잠실점 매출 4조원 달성’이란 공격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3년 안에 매출을 33%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잠실점의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기로 했다. 1988년 개장한 잠실 본관이 대대적 공사에 들어가는 건 37년 만이다. 롯데 관계자는 “저층부부터 단계별 리뉴얼을 거쳐 본관을 강남 상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전국 1등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도 매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롯데 잠실점보다 한 달 앞선 지난달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12월이 백화점의 연중 최대 대목인 만큼 올해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은 3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3조1000억원)보다 9.6% 많다. 진행 중인 푸드마켓과 델리(즉석식품) 공간 리뉴얼이 내년 상반기께 끝나는 만큼 강남점 역시 2~3년 내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