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단체 아이디어 뽑아 복지사각 빈틈 메워요"

경계선 지능인·다문화자녀 등
소외층 돕는 비영리기관·단체
'착한 프로그램' 펼치도록 지원
5억 내건 첫 공모전 7곳 선정

나눔으로 커지는 희망, 지속 가능한 미래
③ LG,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희망품다' 편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차별받던 ‘느린 학습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2019년 설립된 소셜벤처기업 피플에듀의 김범준 대표는 26일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 장애(지능지수 70 이하)까진 아니지만 평균 지능보다 약간 낮은 경계 구간(71~84)에 있어 각종 공공복지 혜택에서 소외돼 왔다. 피플에듀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교육을 해오다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느린 학습자에게 주목했고 이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그러다 LG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업사회공헌 공모전을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모전에 도전한 피플에듀는 1등으로 뽑혀 5600만원(상금 1000만원 포함)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LG가 최근 총지원금 5억원을 내걸고 연 제1회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희망품다’에는 148개 비영리 기관 및 단체가 참여해 최종 2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최대 1억원)과 소규모(5000만원) 등 두 부문에서 각각 다섯 곳, 두 곳 등 일곱 곳이 선정됐다.

지역아동센터전북지원단은 농촌 및 소도시 다문화가정 아동의 국제문화 리더십 성장 프로젝트 ‘우리마을 문화다리’로 2등(지원금 9500만원+상금 500만원)을 차지했다. 농촌이나 소도시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이 주로 대도시 위주로 제공되는 각종 다문화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에 착안했다. 전북지원단은 다문화가정 아동 50명을 선발해 국제문화 리더십 교육과 박물관 도슨트 실습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을 할 예정이다.

공공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공공미술프리즘은 서해5도 접경지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서포터스 아이디어를 제시해 3등상(지원금 6500여만원+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그동안 이동권이 제약돼 문화 활동이 쉽지 않던 이들 지역민을 위해 30여 명으로 이뤄진 전문가풀(도돌이 서포터스)을 구성하고 요리, 미술, 공연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이 밖에 청년지원공동체 소울은 청소년 자살 예방 뮤지컬 ‘아임 오케이’ 사업으로 9600만원을 지원받았고, 경기 화성시 동탄어울림종합사회복지관은 1인 가구 상호 돌봄 안전망 ‘안녕 솔로’로 5500여만원을 받았다. 청년의 생활력 향상을 위한 청소 정리 프로젝트를 제안한 서울 마포구 울림두레돌봄사회적협동조합과 발달장애인의 자기주도형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한 강남구 성모자애복지관은 각각 4700여만원, 46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LG 관계자는 “설립 7년 이하 또는 연간 예산 2억원 이하 소규모 단체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우리 사회의 숨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LG는 지속 가능한 사회 변화를 추구하고,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