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작가] 화려한 조명 뒤 '예술적 일상'을 담다…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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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사람들은 주로 사진첩이나 일기장, SNS에 남긴 기록에 의지해 과거를 떠올린다. 기록하지 않은 일상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보내는 시간의 대부분은 기록 바깥에 있다. 일하고, 뭔가를 준비하고, 바쁘게 이동하는 순간들. 박진아(50·사진)는 그 소중한 시간을 회화로 그리는 작가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첼시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박진아는 성곡미술관과 삼성미술관 플라토, 국립현대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 국내 유수의 전시에 작품을 선보여 온 중견 작가다. 그는 일상적인 업무에 몰입한 평범한 인물들의 모습을 수채화 물감으로 스냅 사진 찍듯 그린다. 예컨대 미술관 전시장에서 설치작품을 나르고 있는 사람들,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피아노를 조립 중인 장인 같은 것이다.박진아는 “위계질서가 없는 수평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술 작품이나 멋진 피아노 못지않게 이를 만들고 준비하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예술적이라는 뜻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