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 동결로 유동성 흡수…미·중 무역 긴장 대비 전략

MLF 금리 동결 속 금리 인하 기대감
국채 수익률은 '최저치' 근접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인민은행(PBOC) 건물의 모습./사진=AP연합뉴스(Andy Wong)
중국 당국이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 내년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불름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은 3000억 위안 규모의 1년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Medium-Term Lending Facility) 금리를 연 2.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PBOC는 MLF를 통해 금융 시스템에서 순 1조 1500억 위안(약 230조 3450억원)을 회수했다.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MLF는 PBOC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Reverse Repo)과 함께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정책 수단이다. 인민은행은 MLF를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의 역할을 하는 대출 우대금리(LPR)를 조정한다. 최근 PBOC는 MLF를 주요 정책 금리로 간주하는 대신, 시장 차입 비용을 유도하기 위해 7일물 역레포 금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일물 금리는 9월 말 2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 이후 유지되고 있다.

밍 밍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MLF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라며 “2025년에는 금리가 40~50bp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유동성 회수가 은행 지급준비율(RRR) 인하 가능성을 높였으며, 연말까지 관련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중국 당국은 적절히 완화된 통화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시장에서는 내년에 대규모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 중국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하락한 연 1.73%으로 역사적 최저치에 가까워졌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