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시동 꺼지며 혼조…애플만 최고가 행진 [뉴욕증시 브리핑]

'M7' 중 애플 외 모두 하락
바리스타 파업에 스타벅스 8일째↓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가 연말 폐장까지 3거래일을 남겨두고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성탄절 연휴 영향으로 이번주 거래일이 3.5일로 짧아지고 거래량도 줄어든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된 탓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77포인트(0.07%) 오른 4만3325.8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45포인트(0.04%) 내린 6037.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77포인트(0.05%) 밀린 2만20.36에 장을 마쳤다.이날 시장이 주춤한 건 예상보다 강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실적이 차익 실현 욕구를 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조기 폐장한 지난 24일, S&P500지수는 1.10% 오르며 크리스마스 이브 기준 1974년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이번주 들어 크리스마스 휴장 전까지 2거래일간 S&P500지수는 1.8%, 나스닥지수는 2.3%, 다우지수는 1% 각각 상승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를 키웠었다. 산타 랠리는 성탄절 직전부터 이듬해 초까지 미국 주가지수가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하지만 하루 만에 산타 랠리의 시동이 꺼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중 애플(0.32%)을 제외하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애플은 장중 260.1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재차 경신한 데 이어 최고 종가 기록까지 새로 썼다. 종가 기준 나흘 연속 신기록이다. 애플 시가총액은 3조9190억달러까지 커지며 4조달러를 목전에 뒀다.

이밖에 테슬라(-1.76%)를 제외한 6종목의 등락폭은 1% 미만에 그쳤다. 이날 엔비디아는 0.21% 내리면서 4거래일 연속 상승세에서 하락 전환했다.

LPL 파이낸셜은 "M7은 미국 대선 이후 지금까지 전체적으로 20%가량 상승했다"며 "S&P500의 시총 가중지수와 동일 가중지수를 모두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 7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는 지난달 5일 이후 S&P500지수가 4.5% 이상 오르는데 85%가량 기여했다"고 덧붙였다.명품 브랜드 코치 모기업 태피스트리는 전장보다 1.38% 높은 66.3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종가 기록을 세웠다. 일본 자동차 2위 기업 혼다와 3위 닛산의 합병 논의가 본격화한 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혼다는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4.11% 오르며 최근 5거래일 수익률은 20%를 넘어섰다. 2008년 12월 기록한 최고의 주간 상승률(19%)을 16년 만에 깨뜨렸다.

비트코인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이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치는 4.78%,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1.86% 떨어졌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2.02% 상승했다.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연말 대목에 매장 바리스타들의 파업이 미국 내 45개 주 300여 매장으로 확대돼 주가가 8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이날은 2.17% 올랐다.대표적 밈(meme) 주식 게임스탑은 5.94%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수익률은 97.90%로 높아졌다. '대장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 키스 길이 크리스마스 아침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아무런 코멘트 없이 선물 사진 한 장을 올려 팔로어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영향으로 해석됐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중 필수소비재(0.03%)·금융(0.21%)·헬스케어(0.16%)·산업재(0.06%)·부동산(0.14%)·테크놀로지(0.08%) 등이 반면, 임의소비재(0.64%)·에너지(0.1%)·소재(0.18%)·통신서비스(0.36%)·유틸리티(0.27%) 등은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노동시장 악화 우려를 키웠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5~21일) 신규 실업보험을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9000명으로 전주 대비 1000명 줄면서 한 달 만의 최저치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14일로 끝난 주까지 연속으로 실업보험 청구자는 191만명으로 전주보다 4만6000명 늘며 2021년 11월 후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88만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이 상반된 결과는 미 노동시장에서 아직 해고가 늘고 있진 않지만, 한 번 실업 상태가 되면 다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확률은 12.8%, 동결은 87.2%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46포인트(3.22%) 높은 14.73을 나타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