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숙청 숙청 또 숙청'…중국에 부는 '피바람' 공포

시진핑, 국방부 숙청 확대
군 통제력 강화하는 이유는

군 고위인사 2명 또 숙청
중국軍 '집단지도 견지해야' 반발 움직임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군 고위 인사들을 연달아 숙청하며 군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이아 군 고위 인사들을 숙청하며 군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충성도를 강화하고 자신의 장기 집권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군 내부에서의 불만과 반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군 개혁 작업에 귀추가 주목된다.

◆군 고위 인사 2명 또 숙청

2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제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유하이타오 전 육군 부사령관과 리펑청 남부전구 해군사령관의 대의원 자격을 박탈했다.전인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법률과 규율을 위반 혐의가 있다”면서도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통상 중국 공산당이 부정부패 혐의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분석하며,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몇 년 간 로켓군을 중심으로 부정부패 혐의 조사의 수위를 높여왔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로켓군 전·현직 간부 10여명이 갑자기 행방을 감췄다. 부패 혐의로 비밀리에 체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올해 7월 중국 공산당은 리샹푸·웨이펑허 전 국방부장에 대해 당적 제명 처분을 결정하기도 했다. 인사 특혜와 뇌물수수 등 혐의가 이유였다. 중국 언론들은 제명된 인사들을 두고 “리샹푸 전 부장은 공산당 원칙을 배반하고 당의 신뢰를 저버렸다” “웨이펑허 전 부장의 위반행위가 매우 심각해 피해가 막대하다” 등 강하게 비판했다.지난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군서열 5위인 먀오화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정치사업부 주임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시진핑-군부 충돌하나

중국 군 내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9일자 지면에 “집단지도를 솔선해 견지하라”며 “집단지도는 중국공산당이 영도하는 최고 원칙 중 하나이자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정책 결정의 중요한 보증”이라고 썼다.

중국의 집단지도제란 주로 마오쩌둥식 독재를 막기 위해 덩샤오핑이 확립한 제도를 뜻한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2018년 국가주석 3연임을 금지하는 헌법을 개정하면서 사실상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숙청 리스트’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중이다. 작년 군을 겨냥해 진행됐던 대대적인 작업이 국력을 집중해온 항공우주 분야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사정 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는 항공우주 전문가로 꼽히는 주즈숭 상하이시 푸둥신구 서기를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둥쥔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에는 중국 국방부가 군 핵심 지도자 6인 중 한 명인 먀오화 중앙군사위 위원을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한 사실을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