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장벽 높은 해외 OTT…맞춤형 전략 세워야”

방통위, 2024년 해외 OTT 시장조사 및 이용행태조사 발표
사우디, 튀르키예, 스페인, 포르투갈 시장조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각국 규제에 알맞은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조사 및 이용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방통위는 2022년부터 시장조사와 이용행태조사로 구분해 해외 OTT 조사를 진행해왔다. 국내 OTT 플랫폼 사업자의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는 국내 OTT 사업자와 사전 조율을 통해 조사 대상 국가를 선정하고 해당국의 OTT 시장 규모와 전망, 관련 법적 규제 현황, 인프라 수준 등을 분석했다. 이용행태조사는 국내 OTT 사업자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를 선정해 현지 이용자 특성을 조사했다.
올해 해외 OTT 시장조사는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스페인, 포르투갈 등 4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사우디는 40세 미만 인구가 60%에 육박하고 인터넷 이용률이 100%에 달해 OTT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OTT 서비스를 위해선 미디어규제총국(GAMR)과 통신우주기술위원회(CTS)의 면허 취득이 필수적이다. 보수적 문화와 엄격한 종교 규율로 콘텐츠 내용 규제가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 역시 OTT 서비스를 하려면 라디오·텔레비전 최고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튀르키예 내 법적 대표자를 둬야 한다. 현지 콘텐츠 제작 시 종교, 국가비판 등 내용 규제도 있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플랫폼의 전체 콘텐츠 중 30% 이상을 유럽 콘텐츠로 구성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해외 OTT 이용행태조사는 사우디, 태국, 말레이시아, 호주의 이용자 65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사우디는 1인당 평균 3.4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로컬 OTT 플랫폼인 샤히드가 68.1%의 이용률로 넷플릭스(78.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비율(60.9%)과 K-OTT 이용 의향(70.1%)이 높아 이슬람의 문화적, 종교적 특성을 반영한 가족 소재의 K-OTT 콘텐츠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태국은 평균 4.4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 중이었다. 넷플릭스(88%)와 트루아이디(60.5%)가 주요 플랫폼이었다. 트루아이디는 태국 주요 통신사인 트루가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K-OTT 이용 의향이 83.1%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 콘텐츠 시청 시 번역 품질을 중요하게 고려(90.7%)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말레이시아는 평균 4.2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 이용률은 72.5%, K-OTT 이용 의향은 61.9%로 응답했다. 자국 콘텐츠보다 스토리, 독창성, 연기력 등 주요 항목에 대해 한국 콘텐츠를 우수하게 평가했다.

호주는 평균 4.6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다. 자국 콘텐츠(92.9%)와 미국 콘텐츠(71.6%)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한국 영상 콘텐츠 이용률은 16.6%에 불과했다.

박동주 방통위 방송기반국장은 “이번 조사는 국내 OTT 사업자들이 기존에 접하기 어려운 해외시장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주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며 “아시아, 유럽, 중동 등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OTT 사업자가 국가별 시장현황과 이용행태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