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어떻게 가요"…고환율 시대 슬기로운 여행 '꿀팁'

여행업계가 알려주는 새해 여행 꿀팁
환율 급등, 해외여행 부담으로 작용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에 해외여행 가려 했는데 환율 때문에 고민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행지에서 쓰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여행객 사이 "계획했던 일정으로 여행하기엔 경비가 부족할 것 같다"며 식비를 줄인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여행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을 우려하면서도 당분간 중국 등 환율 영향이 적은 국가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고환율에도 새해 여행을 준비 중인 여행객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최근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국가 선호도가 전체 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젊은 층에서도 가성비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는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구매는 줄이는 '요노족(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비를 자제하는 것)' 소비 트렌드가 여행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가성비가 뛰어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업계는 고환율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추천했다. 새해 가성비 여행지는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에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됐다. 다만 하늘길 개방이 늦어졌고, 여행 수요도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정부가 한국인 여권 소지자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면서 젊은 층 수요도 늘고 있다. 인기가 급증한 상해와 북경은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공항 이동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밤도깨비 여행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 관계자는 "상해와 청도 등 도시 여행지는 MZ세대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며 "새해에는 중국이 3~4일의 짧은 일정으로 가성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한항공 항공기 위로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신규 취항, 재취항 노선이 포함된 여행 상품 이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취항 노선의 경우 항공사와 여행사가 프로모션과 기획전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여행지로 일본 소도시와 인도네시아 발리, 바탐 등이 있다. 대한항공이 나가사키와 구마모토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구마모토 노선을 재운항하고 겨울철 관광지로 유명한 아사히카와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6일부터 도쿠시마 노선 단독 운항에 나섰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각각 인천~발리 노선과 부산~발리 노선 운항에 나섰고, 제주항공이 바탐 노선을 단독 운항 중이다.
2025년 1월 달력에 연차 사용하기 좋은 날이 표시돼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업계의 기획전도 내년 설 황금연휴기간에 집중됐다. 내년 설 연휴는 앞뒤로 월요일과 금요일을 낀 1월28일부터 30일까지다. 월요일·금요일 중 하루만 휴가를 사용해도 6일간의 연휴가 가능하고 양일 모두 휴가를 사용하면 앞뒤 주말을 포함해 총 9일간의 장기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추가로 하루만 휴가를 더 내면 10일의 긴 휴가를 활용해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여행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는 해당기간 출발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10~40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를 피하거나 틈새 여행지를 공략하는 것도 추천하는 방법이다. 일본은 벚꽃철과 단풍철에 출발하는 상품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최북단 삿포로는 눈꽃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겨울철이 성수기에 해당한다. 이 기간을 피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여행지 주요 이슈를 사전에 체크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내년에는 이탈리아 희년이 있다. 희년은 25년마다 돌아오는 가톨릭 최대 순례 행사다. 로마는 연중 전 세계의 가톨릭 신도와 관광객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권 가격은 물론, 숙박비와 식사 등 현지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지를 보기 위한 대기시간도 평소보다 최소 두세 배는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부활절이 있는 4월과 크리스마스와 연말 미사가 있는 12월에 로마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이 기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서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 프랑스,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여행하거나 물가가 저렴해 여행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유럽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