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사려면 '13년간 월급' 다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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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작년 주거실태조사 발표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간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주로 독립 후 첫 주택을 매수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7.7년(전국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약 4개월 늘어났다. 자가를 보유한 비율은 1년 새 소폭 하락했다.
주택 첫 매수에 평균 7.7년 걸려
국토교통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 자가가구의 PIR(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은 13.0배로 조사됐다. 2022년(15.2배)보다 내려갔다. 수도권의 PIR도 같은 기간 9.3배에서 8.5배로 하락했고, 전국은 2년 연속 6.3배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고금리 등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 누적 집값 변동률이 플러스를 나타낸 만큼 PIR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임차가구의 RIR(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 지표는 전국 기준 2022년 16%에서 작년 15.8%로 하락했다. RIR이 15.8%라는 건 한 달에 100만원을 벌 때 월 전·월세 비용으로 15만8000원을 지출한다는 얘기다. 전국 평균 RIR은 줄었지만 수도권은 2022년 18.3%에서 작년 20.3%로 확대돼 주거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첫 집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7.7년으로 조사됐다. 2022년(7.4년)에 비해 4개월가량 늘어났다. 수도권(8.9년)이 광역시(7.2년)와 도 지역(6.5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전국 기준 생애 최초 주택 마련 당시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40.4세로 나타났다. 2016년 38.8세에서 7년째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주거안정성 지표는 소폭 뒷걸음질 쳤다. 전국 자가보유율은 2022년 61.3%에서 지난해 60.7%로 0.6%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 자가보유율을 살펴보면 수도권(55.1%)이 광역시(62.3%)와 도 지역(68.6%)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