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시총, 올들어 160조원 증발…그룹 ETF도 부진

삼성전자 주가 31% 하락 영향
그룹 시총 709조→548조원
시총 비중 역대 최저 수준
챗gpt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올해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 시가총액이 160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확 꺾인 까닭에서다. 삼성그룹 시총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22개 종목(우선주 포함)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기준 548조4413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709조6920억에 비해 약 161조2500억원(22.7%)만큼 쪼그라들었다. 국내 시총 1위로 그룹 내 비중이 큰 삼성전자 주가가 31.71% 빠진 영향이 컸다. 지난 1월2일 7만96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6일 5만3600원으로 내렸다.

삼성SDI(-47.66%), 삼성E&A(-42.68%), 호텔신라(-42.58%), 삼성에스디에스(-23.94%) 등 14개 종목도 주가 약세가 뚜렷하다. 삼성생명(45.44%), 삼성화재(40.68%), 삼성카드(26.58%) 등 금융 계열사와 삼성중공업(49.37%) 주가가 각각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조선업 기대감을 타고 상승했지만 그룹 전반 주가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 시총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6일 기준 27.57%로 조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2016년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 내 삼성그룹 비중은 삼성전자 주가가 8만8000원이었던 2021년 1월 초엔 38%에 달했다. 삼성그룹을 주 테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ODEX 삼성그룹밸류’는 올해 들어 14.15% 내렸다.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과 ‘ACE 삼성그룹동일가중’은 각각 13.12%, 3.86% 하락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동안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이달들어 줄줄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려잡고 있다. NH투자증권(9만→7만5천원), KB증권(8만→7만원), DB금융투자(9만→7만9천원), iM증권(7만2천→7만1천원)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우려 등으로 범용 제품 수요는 내년 상반기까지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는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에 따른 실적 개선 지연으로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