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고점론' 고개…한달새 매출 전망치 주춤

美 매그니피센트 7 중
메타 제외한 6개 종목
월가 매출 전망치 둔화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테슬라 선행 PER 142배
M7, AI 과잉투자 우려

"내년 실적개선 흐름
다시 시작될 것" 전망도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의 주가 고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개 종목 중 6개 종목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테슬라의 현 회계연도 매출 컨센서스는 최근 995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1개월 전(997억300만달러)에 비해 소폭(0.1%) 감소한 수치다. 기술주는 미래에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고, 이 때문에 예상과 달리 실적 개선 추세가 꺾이면 주가가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다른 M7 종목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곳이 많다. 아마존(6376억4200만달러→6375억7100만달러), 애플(4145억1000만달러→4144억1000만달러), 구글(3501억6800만달러→3501억61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784억3000만달러→2784억800만달러), 엔비디아(1293억900만달러→1293억달러) 등 대부분의 M7 종목이 최근 1개월 새 매출 컨센서스가 약간 하락했다. 메타(1629억2700만달러→1630억2900만달러)는 이 기간 매출 컨센서스가 높아졌지만 개선 폭이 0.1%에 불과했다.

M7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나스닥시장 평균(24.88배)보다 높은 곳이 많다. 테슬라는 132.66배에 달하고 아마존(36.15배), 애플(33.52배), 엔비디아(31.85배), 마이크로소프트(30.75배) 등도 시장 평균 대비 부담이 크다. 최근 M7 종목의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많이 오르자 이런 상황이 더 심해졌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이달 들어 평균 11.15% 올라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4.23%)을 두 배 이상으로 웃돌았다.로이터는 최근 “M7 종목의 시가총액은 세계 증시 시총의 5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며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증시의 역사를 통틀어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M7의 지출이 과잉 투자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빅테크 주가가 과거와 같은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의 컨센서스 조정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실적 시즌에는 컨센서스의 중요도가 높지만 그 외 기간에는 그렇지 않다”며 “실적 개선 흐름은 곧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기술주가 집중적으로 오른 2021년과 비교하면 지금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