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은 자문, 클라스는 송무…두 조직 이질성이 기회 됐다"

황찬현 클라스한결 대표변호사

합병 1년…10대 로펌 진입이 목표
서로 자문·M&A 노하우 등 공유
올 중견 건설사 회생 여러건 수임
2025년 말 120% 성장 달성 기대
자문 중심의 법무법인 한결과 전관이 주축인 법무법인 클라스가 합병한 지 1년이 지났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으로 나아가는 과도기를 이끄는 황찬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대표변호사(사진)는 “두 조직의 이질성이 도리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아직 파격적인 시너지라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2025년 말이면 합병 당시 목표한 120%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송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역량 측면에서는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무 중심의 클라스 변호사들이 자문 영역으로 진출하고 한결의 부동산 인수합병(M&A) 노하우가 클라스 영역으로 확장되며 올해 중견 종합건설사의 회생절차 자문을 여러 건 수임했다.140여 명의 변호사를 보유한 클라스한결은 국내 10대 로펌 진입을 목표로 한다. 그는 “수익 배분 등 운영 행태 조율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향후 추가 합병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시절부터 그는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이어진 공적자금 관련 대형 사건을 많이 맡았다.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의 1심 재판장으로서 사형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31년간의 판사 생활에서 그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는 “복잡한 사건을 맡다 보면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교과서를 다시 폈다”며 “기초 이론부터 차근차근 검토하다 보면 내가 틀렸거나 법리 검토가 부족했다는 걸 깨닫는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23대 감사원장을 지낸 그는 리더의 핵심 자질로 ‘잘못된 결정을 빨리 수정할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빠른 결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잘못된 판단을 재빨리 바로잡는 것”이라며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판사 시절부터 가장 중시한 원칙”이라고 전했다.2008년 법원 전산화 공로로 훈장을 받은 그는 “인공지능(AI) 도입으로 변호사들이 더 전문적이고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회계법인이 전산화 이후 M&A 자문으로 영역을 넓힌 것처럼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허란/사진=임형택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