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대 수시 미등록 99.6%…충북대는 200%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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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합격으로 상위권大 이동의대 증원의 여파로 지방대 의대 수시모집 등록 포기율이 99.6%까지 치솟았다. 수시모집을 통해 인원을 채우지 못한 의대가 생기면서 정시모집 인원이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이월 규모 100명 넘을 듯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시 미등록 인원을 공개한 4개 지방권 의대(충북대 제주대 부산대 연세대미래캠퍼스)의 수시 등록 포기 비율은 99.6%에 달했다. 4개 대학 모집 인원이 284명인데, 등록 포기 인원이 283명이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59.7%)와 비교해 4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학교별로는 충북대가 200%로 가장 높았고 제주대 123.4%, 부산대 83.7%, 연세대 미래캠퍼스 36.1% 순이었다.지방 의대 등록 포기율이 높아진 것은 의대 증원으로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지방권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96명이던 이들 4개 대학 모집 인원이 올해는 284명으로 약 45% 증가했다. 여기다 더해 ‘수시 카드’ 6장을 의대에 집중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의대 간 중복 합격이 많아진 것도 미충원 비율이 높아진 요인으로 분석됐다.
의대와 중복 지원자가 많은 약대 및 치대, 한의대의 미등록 비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전국 13개 약대 수시 등록 포기율은 79.0%로 지난해(54.3%)보다 크게 높아졌다. 연세대 치대의 등록 포기율은 지난해 32.4%에서 올해 94.1%로, 부산대 한의대 등록 포기 비율은 지난해 45.0%에서 올해 100%로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약학계열은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넘겨 선발하는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 미충원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전국 39개 의대가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넘기는 인원이 100명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미등록으로 인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의대 정원은 33명에 불과했다. 정시로 뽑는 인원이 늘어나면 정시 합격선이 기존 예상치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종로학원은 의대 합격 최저선을 서울권 408점, 지방권 402점으로 예측한 바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